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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젤렌스키에 ‘주걱’ 선물한 기시다…“부끄럽다” 日 네티즌들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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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밝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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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필승 주걱(샤모지)’을 선물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일본 내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일본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주걱을 선물했다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밝혔다.

필승 주걱은 기시다 총리의 선거구가 있는 히로시마의 특산품이다. 일본어로 ‘밥을 먹다(飯をとる)’와 ‘(적을) 잡다, 체포하다(召しとる)’는 말의 읽는 법이 비슷해 승리를 기원하는 상징물로 쓰인다. 히로시마 대표팀의 고등학교 야구, 축구 등 경기에서 관중이 응원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이시가키 노리코 참의원 의원은 “(전쟁은) 선거나 스포츠가 아니다”라며 “(희생자가 많이 나오고 있는) 그 전장에 가서 필승이라니 너무나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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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1일 윤병세(오른쪽) 당시 외교부 장관이 한일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외무상으로부터 주걱을 선물로 전달받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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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네티즌들도 “사람이 죽는 전쟁을 스포츠 경기 응원하듯 하느냐” “당사자가 기분 나쁠 수도 있는데 배려가 부족했다”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다른 나라 정상이 특산물을 선물하면 기분이 어떻겠느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선 일본이 과거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만큼 러시아에게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승리의 상징물’을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필승 주걱은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 당시에도 일본 병사들이 승리를 기원하는데 사용됐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외무상이었던 지난 2015년 3월, 당시 윤병세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도 히로시마산 주걱을 선물한 바 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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