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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韓 피겨 남자 싱글 개척자 차준환, 또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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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세계선수권 2위…한국 남자 선수 사상 첫 메달
4대륙선수권 金·베이징올림픽 '톱5' 이어 또 쾌거
뉴시스

[사이타마=AP/뉴시스] 차준환이 25일 일본 사이타마의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연기하고 있다. 202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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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한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개척자로 불리는 차준환(22·고려대)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다시 한 번 역사를 창조했다.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경기에서 총점 296.03점을 획득, 일본의 우노 쇼마(301.14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99.64점으로 3위에 오르며 메달 기대를 부풀린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이면서 기술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으로 합계 196.39점을 획득,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한국 남자 선수가 피겨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것은 차준환이 최초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수확한 한국 선수는 '피겨여왕' 김연아(은퇴)가 유일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통산 6개(금 2개·은 2개·동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김연아가 2013년 금메달을 딴 이후로는 유영(수리고)이 지난해 여자 싱글 5위에 오른 것이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이었고, 이번 대회에서 이해인(세화여고)이 여자 싱글 은메달을 따 명맥을 이었다.

불모지로 여겨졌던 한국 피겨는 김연아라는 걸출한 스타가 등장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주니어 시절부터 굵직한 대회에서 입상하며 스타로 떠오른 김연아는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3위에 올라 한국 피겨 사상 첫 메달 획득에 성공했고, 2009년에는 사상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당시 사상 최고점이었던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따 한국 피겨 역사를 새로 쓴 김연아는 2010년,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수확했고,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또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연아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판정 논란 속에 은메달을 땄다.

김연아의 등장으로 한국 피겨 역사는 완전히 바뀌었지만, 남자 싱글은 여전히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한국은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출전권조차 따지 못했다.

이런 한국 피겨 남자 싱글에 개척자로 나선 것이 차준환이다.

초등학교 때 이미 트리플(3회전) 점프 5종(살코·토루프·루프·플립·러츠)을 모두 성공하며 한국 남자 피겨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주목을 받은 차준환은 2015년부터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구사하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차준환은 김연아와 '피겨 황제' 하뉴 유즈루(일본)를 지도한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를 만나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 남자 싱글 사상 최초로 메달(3위)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관절, 발목 통증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던 차준환은 발에 맞지 않는 부츠 문제까지 겹쳐 평창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가까스로 출전권을 따냈다.

평창올림픽 직전에는 독감까지 걸리는 악재를 맞았지만, 역사를 써냈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로는 유일하게 평창올림픽에 나선 차준환은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순위인 1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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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타마=신화/뉴시스] 차준환이 23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기술점수(TES) 55.04점, 예술점수(PCS) 44.60점을 얻어 합계 99.64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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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한 차준환은 2018~2019시즌 한층 성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차준환은 2018~2019시즌 ISU 시니어 그랑프리 2, 3차 대회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따냈다.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두 대회 연속 메달은 2009~2010시즌 김연아가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후 9년 만이었고, 남자 선수로는 처음이었다.

차준환은 해당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도 출전했다.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한 선수는 차준환이 역시 김연아 이후 9년 만, 남자 선수 역대 최초였다. 차준환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까지 따내 역사를 만들었다.

화려한 시즌을 보낸 이후 차준환은 부침을 겪었다.

쿼드러플 점프를 훈련하는 과정에서 얻은 고질적인 고관절 부상은 그를 괴롭혔다. 캐나다로 떠나 오서 코치의 지도 하에 훈련하던 차준환은 코로나19 여파로 출국하지 못해 국내에서 훈련을 이어가야 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훈련을 이어간 차준환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열린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를 차지했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최초 '톱10' 진입이었다.

차준환이 세계선수권대회 10위를 차지한 덕분에 한국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출전권 2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1, 2차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자신이 가져온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쥔 차준환은 올림픽에 앞서 치른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 또한 남자 싱글 사상 최초 메달이었다. 남녀 싱글을 통틀어도 4대륙선수권대회 금메달은 2009년 김연아 이후 13년 만의 일이었다.

지난해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차준환은 개인 최고점인 282.38점을 획득 5위에 올랐다. 메달까지 닿지는 못했지만 의미있는 순위였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5위 이내에 든 것은 김연아 이후 처음이었다.

이번 시즌 두 차례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목에 걸며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과시한 차준환은 지난달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세계선수권에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쾌거를 이뤘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모두 흠 잡을 데 없는 연기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클린 연기'를 펼쳤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플립에서 어텐션(에지 사용 주의) 판정이 나온 것을 제외하고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차준환이 은메달을 따면서 내년에 한국은 처음으로 피겨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에 3명의 선수를 내보낼 수 있게 됐다.

ISU는 세계선수권에 한 국가에서 1명이 출전할 경우 2위 내에 들면 다음 년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3장 준다. 10위 이내면 2장, 11위 이하면 1장을 배분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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