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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영화리뷰] 영화 ‘웅남이’, 지친 하루 ‘무해한 웃음’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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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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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웅남이’(박성웅 감독)는 단군신화를 유쾌하게 재해석한 영화다. 100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고 곰에서 사람이 된 웅남이와 웅북이의 이야기를 그렸다.

종복 기술원에서 비밀리에 관리하던 쌍둥이 반달곰이 사라진다. 이들을 수색하던 과학자(오달수)와 그의 아내(염혜란)는 쌍둥이 반달곰 중 인간으로 변한 아기 웅남이(박성웅)를 발견해 자식처럼 키운다. 발군의 능력으로 경찰이 된 웅남이는 우연히 알게된 곰의 수명에 충격받아 백수의삶을 택한다. 그러던 어느 날, 웅남이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범죄 조직의 2인자 웅북이(박성웅)의 존재를 알게 된다. 공조 수사대에 합류한 웅남이는 조직을 소탕하고 엄마의 바람대로 경찰에 복직할 수 있을까.

영화 ‘웅남이’는 사람이 된 곰이라는 발칙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인간이 됐지만 곰의 특성과 습성을 그래도 가지고 있는 웅남이는 영화 내내 무해한 웃음을 안긴다. 유머 코드가 맞는다면 킬링타임 무비로 충분하다.

식사 전 코를 벌렁거리며 냄새를 맡고, 고봉밥을 해치우며, 도박장에서 귀를 움직이며 주변의 수상한 소리를 듣고, 겨울잠을 자려하지만 엄마의 물세례에 번번히 실패하는 장면 등은 웅남이의 바탕이 곰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장면들이다.

비록 백수 신세지만 동네 지킴이 역할은 충실하다. 헛바퀴 도는 트럭을 한 손으로 들어올리거나, 엄청난 스피드로 사건 현장에 도착해 맨손으로 벌집을 처리하며 주민의 사랑을 받는다. 텃밭을 난장판으로 만든 멧돼지 무리의 기강을 잡는 장면도 영화 말미에 다시금 웃음이 터지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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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남이’는 영화 초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영화는 따뜻한 감성의 애니메이션 오프닝을 선택했다. 덕분에 ‘사람이 된 곰’이라는 비현실적 소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40대처럼 보이는 25살이라는 설정도 박성웅이라 가능했다. 순박한 표정연기와 말투, 실제 곰 다큐멘터리를 보고 연구 했다는 관찰력이 스크린에서 빛을 봤다. 여기에 동갑내기 친구 말봉이 역의 이이경이 물오른 코믹 연기가 더해져 첫 등장부터 이질감 없이 극에 빠져든다. 두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신들은 무조건 웃음 보장이다.

최근 ‘더 글로리’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염혜란은 극진한 아들 사랑을 보여주는 엄마 역으로 아빠 오달수와 찰떡 케미를 보여줬다. 여기에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보스 최민수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사랑받고 큰 웅남이와 필요로 의해 길러진 웅북이의 전사를 명확히 한다.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장면도 명민하게 넣었다. 웅북이의 지하 주차장 액션신이 그것. 마치 ‘신세계’ 속 한 장면처럼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한 박성웅의 강렬한 액션은 관객이 기대한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차량 8대가 파손될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웅북의 모습이 그려진다.

다만 고개가 갸웃하는 지점도 있다. 김준호와 안일권의 연기력은 훌륭하나 ‘개그콘서트’를 보는 듯한 기시감에 몰입도가 순간 깨진다. 개감독(개그맨+감독) 박성광의 작품에 당분간 개그맨 섭외는 말리고 싶다.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98분.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CJ CGV 제공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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