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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유엔 “러-우크라 양측서 전쟁포로 40명 즉결처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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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 국가가 생포한 전쟁포로들 중 최소 40명이 즉결 처형당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마틸다 보그너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인권감시팀장은 24일(현지시간) 전쟁포로 약 4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인용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이 보고서에 인용한 포로들은 각각 러시아군 229명과 우크라이나군 203명으로 석방된 우크라이나인과 우크라이나에 포로로 붙잡혀 있는 러시아인들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전쟁 개전 후 즉결 처형된 전쟁포로는 우크라이나 15명, 러시아 25명이다. 우크라이나 군인 15명 중 11명은 러시아 민간용병 와그너그룹에 의해 처형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은 “포로들이 처형을 면해도 폭력과 고문에 노출됐다”며 “실제로는 더 많은 전쟁포로가 처형됐거나 극심한 폭력에 노출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뷰한 229명의 러시아 포로들 중 거의 절반가량이 우크라이나군 등에 이 같은 대우를 받았다”며 “우크라이나 포로 203명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 포로들은 러시아군으로부터 겨우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식량만 제공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들 중에는 러시아군이 부상 치료를 제때 제공하지 않아 사망한 포로도 있었다.

보그너 인권감시팀장은 이날 나온 조사 결과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우크라이나 검찰이 이와 관련해 일부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기소된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국제법상 전쟁포로를 살해하고 폭행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는 점을 들면서 이 같은 사례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유엔은 우크라이나 인권 상황에 대한 35차 보고서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6개월간 우크라이나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과 관련한 보고서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80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약 1만 400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들 중 90% 이상은 미사일, 지뢰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

같은 기간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133명(남성 85명·여성 45명·소녀 3명)으로 이 중 109건은 러시아 측에 의해, 나머지 24건은 우크라이나 측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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