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韓여성 국제결혼 1위는...美·日 아닌 이 나라, 이유는 더 깜놀 [신짜오 베트남]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베트남 하노이 도심 야경.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짜오 베트남 - 238]베트남이 한국의 사돈국인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올초 응유옌푸쫑 베트남 주석을 만난 김진표 국회의장은 “베트남 유학생 수는 6만명 이상으로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 중 가장 많다. 한베 다문화 가정도 8만명이 넘는 등 양국은 친척·사돈의 나라”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국제결혼 시장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강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결혼을 통해 한국 장기체류자격을 따낸 외국인 입국자는 총 1만3905명입니다. 그중 베트남 사람이 6392명을 차지해 전체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월 통계를 봐도 마찬가지인데요. 결혼으로 한국에 넘어온 전체 1만2464명 중에 3831명이 베트남 사람이었습니다.

이미 한국은 다문화사회로 급격하게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서울 안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이런 움직임을 체감할 수 없지만, 수도권 외곽으로만 가도 상황은 다릅니다.

초등학교 학생 중 어머니가 한국 출신이 아닌 아이 비중이 훨씬 높은 학교가 널려 있습니다. 그 중 단연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베트남 댁’입니다. 베트남 역시 한국 처럼 유교 사상의 영향을 받아 자녀 교육에 열심인 문화가 있는데요, 한국에 건너온 베트남 엄마 역시 다른 지역 다문화 엄마를 압도하는 교육열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국제 결혼에서 차지하는 비중 중에 베트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브로커들이 베트남 결혼을 많이 주선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캄보디아 라오스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한국과의 국제결혼이 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베트남을 기반으로 한 브로커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들이 오랜기간 베트남에서 활동하며 쌓아온 ‘신부 수급 노하우(?)’가 여전히 파워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베트남에서 한국과의 국제 결혼을 원하는 여성들의 가치관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베트남 시골 출신 여성이 집안을 먹여살리기 위해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한국 남성과 맺어지는 사례가 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도시에 살면서 국제 결혼을 동경하는 여성들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집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는 결혼 이유도 ‘해외 생활을 원해서’ 등 자아 실현과 관련된 쪽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통계를 보면 한가지 생각해봐야 하는 점이 눈에 띕니다. 베트남 출신 남성이 한국 여성과 결혼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이 잡히고 있다는 점입니다.

2월 통계를 보면 768명의 베트남 남성이 결혼 이민이란 제도를 통해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359명) 중국(351명) 일본(127명)과 비교해 단연 가장 많은 인원입니다.

이미 결혼을 통해 상당수 베트남 남성이 한국에 들어오는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지난 1월에도 440명의 베트남 남성이 결혼을 통해 한국에 왔고 이 역시 국적별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전달과 전전달, 전년과 전전년의 통계를 찾아봐도 상황은 그대로 입니다.

베트남 남성과 한국인 여성간의 결혼이 부자연스럽다거나 잘못됐다는 내용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베트남 경제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부를 축적한 남성과 여성의 숫자도 늘어나면서 양국간 결혼은 성별을 떠나 자연스럽게 더 늘어날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만 딱 잘라 얘기하자면 저 통계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상당수 베트남 남성이 미리 한국에 들어왔던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는 방식으로 한국 국적을 따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면에는 결혼을 통해 한국 국적을 획득한 베트남 여성이 이혼을 통해 혼자가 되고 이후 베트남 남성과 재혼하는 편법 루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혼의 사유가 부부간 성격불화였는지, 아니면 조직적으로 국적 세탁을 위해 한국 남성과의 결혼부터 이혼까지 전 과정을 알선하는 브로커의 작업이 있었는지 명확히 가려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합리적 의심’을 통해 통계를 읽어내야 하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한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앉았던 국제결혼 시장도 다시 꿈틀댈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 최저의 출산률을 기록중인 한국은 아마도 이민 문호를 여는 식으로 인구 절벽에 대응할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그래도 편법이 활개를 치는 것을 묵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국제결혼시장의 실상도 정확히 짚어봐야 할 것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