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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재명 “책임져야하는 입장에 있으면, 잘못 따질 것 없이 결과 무조건 떠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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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4일 “우리는 소수 집단이 아니다.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 있다”며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잘했든 못했든, 원인이 어디에 있든, 누구 잘못이 얼마나 크든 따질 이유가 없이 결과에 대해서 무조건 떠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울산 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당원과 지지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 있지 않나. ‘비가 안 와도 내 책임인 것 같더라.’ 우리는 책임을 져야 할 입장에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발언은 보고회에 참석한 한 지지자가 “‘수박’들을 처단해 달라”고 말하자 내놓은 답변이다. ‘수박’은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비이재명)계를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자신의 극렬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 일부가 최근 비명계 의원들을 상대로 보였던 폭력적 행태를 자제해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울산시 남구 민주당 울산시당사에서 제87차 현장최고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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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수박 이런 얘기 하지 말자. 여러분 ‘찢’ 그러면 좋나. 듣기 싫지 않나”라며 “결코 도움이 안 된다. 그런 식으로 몰아내면 결국 나밖에 남지 않는다. 그런 멸칭을 쓰지 말자. 갈등을 격화시키고 상대에게 이용당한다. 여러분은 소수 집단이 아니다”라고 했다. ‘찢’은 이 대표와 그 지지자들을 비하할 때 사용된 용어다.

이 대표는 “감정을 있는 대로 표출하고 다른 점을 찾아내고 나쁜 점만 보기 시작하면 균열이 심해지고 갈등이 극화해 내부에서 싸움질을 하게 된다”며 “우린 이겨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가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화를 다 내면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세상이 어디에 있겠는가. 마음에 안 들어도 같이 손 꼭 잡고 갈 수 있어야 한다”라며 “내년 총선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 상대가 쓰는 방법은 분열과 갈등으로 힘을 약하게 하는 것이다. 최대한 힘을 합쳐 같이 가야 한다”라고 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스스로를 ‘개딸’이라고 소개한 한 당원은 이 대표에게 “일부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개딸이 폭력적이라고 한다. 당원을 존중하지 못하고, 어린 여성 당원들을 혐오하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질문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서는 “개혁의 딸이란 단어가 ‘개구지지만 사랑스러운 딸’로 쓰였던 단어인데 혐오 단어로 슬슬 바뀌어가고 있다. 우리도 연구를 해서 바꾸면 어떨까 한다. 너무 오염이 됐다”며 “(대체어로) ‘잼딸(이재명 대표 딸)’은 안 된다. 남자들도 많은데 ‘딸’은 안 된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달아 나오는 데 대해서는 “잠시 국민을 속일 순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순 없다. 과거에는 가짜 정보로 수없이 많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서 저 같은 사람으로 하여금 ‘광주 민주화 운동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금은 너무나 정보 소통이 빨라서 금방 알아챈다. 온갖 거짓말로 야당을 음해하고 국민을 속이지만 곧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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