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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잔칫상 부러질 정도로 꽉 찬 PO, 이래서 봄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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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현대캐피탈 선수단이 24일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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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풍성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2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1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 3-2 신승을 거둬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리빌딩을 끝내고 4시즌 만에 봄 무대에 초대 받은 현대캐피탈과 준PO에서 우리카드를 꺾고 2연속 업셋을 일으킨 ‘언더독’ 한전이 맞붙으면서 팬들의 관심도가 엄청났다.

인하부중-인하부고 동문인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과 한전 권영민 감독의 인연이 시작이었다. 권 감독이 “초등학교 때 최 감독님께 배구를 배웠다”고 언급할 정도로 각별하다. 프로에서도 최 감독이 삼성화재에서 뛰다가 현대캐피탈로 이적해 권 감독과 5시즌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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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했던 전광인(현대캐피탈·가운데)이 24일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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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팀을 상징하는 ‘에이스’ 서재덕과 전광인도 사연이 있다. 성균관대 2년 선후배인 둘은 나란히 한전의 선택을 받아 영혼의 단짝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전광인이 2018~2019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 자격으로 현대캐피탈로 떠나 코트에서 서로를 마주보게 됐다.

지난 6라운드 대결에선 전광인이 블로킹을 위해 점프한 후 착지하다가 서재덕의 발을 밟고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친 일도 있었다. 그로 인해 전광인이 이번 PO에 나서지 못하는 얽히고 설킨 인연까지 더해지며 ‘전광인 시리즈’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 스토리들이 버무려진 결과는 1차전 풀세트 혈전으로 나타났다. 오레올 까메호(23점)-문성민(18점)-허수봉(17점)으로 이어지는 현대캐피탈의 삼각편대와 임성진(22점)-서재덕(19점)-타이스 덜 호스트(17점)가 꾸린 한국전력의 삼총사가 정면 충돌하면서 스파크가 튄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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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권영민 감독(왼쪽 두 번째)과 선수단이 득점 이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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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트는 듀스까지 가야했고 나머지 세트도 그에 맞먹는 긴장감이 계속됐다. 모든 세트가 2점 차를 넘지 않았다. 한쪽이 연속 득점으로 도망가면 나머지 한쪽이 같은 방법으로 쫓아갔다. 승부의 추가 요동치는 흥미로운 양상 속에 뒷심을 발휘한 현대캐피탈이 웃었다.

양 팀 합쳐 156점을 주고 받으면서 역대 남자부 PO 최장 시간 기록도 갈아치웠다. 지난 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기록한 146분을 넘어 158분을 찍었다. 손에 땀을 쥐는 접전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 배구 팬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황금 밸런스’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두 팀이라 다음 대결이 더욱 기대된다. 이번엔 한전의 홈 수원으로 무대를 옮긴다. 안방에서 반격을 노리는 한전과 쐐기를 박고 싶은 현대캐피탈의 2차전은 오는 26일 오후 2시에 시작된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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