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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봄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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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오종찬 기자의 Oh!컷]

조선일보

[Oh!컷] 전남 구례군 화엄사에서 이른 아침 스님이 붉게 핀 홍매화 옆에서 비질을 하고 있다. 화엄사 홍매화는 조선 숙종 때 심어져서 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봄이 되면 꽃망울을 터트린다. /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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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 화엄사의 아침 풍경.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찬 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을 무렵, 스님이 싸리 빗자루로 비질을 시작했다. 드론의 힘을 빌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활짝 핀 홍매화가 기와지붕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검붉은 빛깔이 아름다워서 흑매화(黑梅花)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 매화는 전국의 사진가들을 불러 모은다. 새벽부터 사찰 주변에 100여 명이 자리를 잡고 아침 햇살이 홍매화에 비치는 결정적 순간을 담기 위해 동이 트기만을 기다리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9m 높이의 웅장한 홍매화는 임진왜란 때 불에 탄 화엄사를 숙종 때 중건하면서 각황전 옆에 기념으로 심어졌다. 이후로 300여 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3월 중순이면 어김없이 꽃망울을 터트린다. 긴 겨울을 보낸 지리산 자락에 거스를 수 없는 봄의 도착을 알리듯.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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