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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번엔 도이체방크...은행위기 전염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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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전염된 유동성 위기를 겪던 크레딧스위스(CS)가 UBS에 인수되면서 안정을 찾는 듯했던 유럽 은행위기 잔불이 독일 도이체방크에서 다시 커지고 있다. 사진은 24일 프랑크루프트 도이체방크 본사.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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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시스템의 핵심 가운데 한 곳인 독일 도이체방크가 흔들리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CS)가 위기 끝에 UBS에 흡수되며 은행위기 전염이 차단된 듯했지만 다시 은행위기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도이체방크 우려는 과장됐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도이체방크, 이달 들어 시총 20% 사라져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주가는 24일(이하 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에서 한 때 14% 폭락했다.

이후 낙폭이 좁혀지기는 했지만 8%가 넘는 폭락세 흐름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도이체방크는 전날 밤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날 주가 폭락을 마주했다. 투자자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유럽 은행들의 내성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 중 제일 약한 고리인 CS가 떨어져 나가고 이제 도이체방크 순서가 된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24일 폭락세로 사흘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 시가총액이 20% 넘게 사라졌다.

CDS 폭등이 방아쇠 당겨

채권 발행기업이 파산할 경우에 대비해 채권 투자자들이 드는 보험 같은 성격의 CDS는 22일 142bp(1bp=0.01%p)에서 3일 밤 173bp로 폭등했다.

가령 도이체방크가 발행한 100유로 채권 부도에 대비해 원리금을 받는 조건의 보험을 들려면 이전에는 1.42유로를 내면 됐지만 이제는 1.73유로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도이체방크 부도 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CS가 스위스 금융당국의 신속한 비상대응으로 UBS에 흡수된 뒤 유럽 은행권으로 SVB 붕괴 충격이 전염되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 투자자들이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금융불안을 이전보다 더 크게 우려하면서 도이체방크 CDS 비용이 급증했다.

CS 매각, 은행위기 우려 진화에 실패

스위스를 비롯해 전세계 금융당국이 CS 매각으로 미국 은행위기가 다른 곳으로 전파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시장을 안심시키는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CS 매각 과정에서 휴지조각이 되며 논란을 부르고 있는 추가1등급(AT1) 채권 역시 급락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AT1도 휴지조각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투자자들이 급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도이체방크 위기로 인해 다른 유럽 은행들 주가 역시 급락했다.

독일 경쟁은행인 코메르츠방크가 9%, CS, UBS,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럴(SG) 등이 각각 7% 넘게 폭락했다. 영국 바클레이스와 프랑스 BNP파리바는 각각 6% 넘게 급락했다.

우려 과장됐다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도이체방크 우려는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숄츠는 도이체방크가 완전히 재조직됐고 사업모델도 현대화했다면서 매우 수익성 높은 은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이체방크의 미래를 의심할 만한 그 어떤 근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거들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EU 정상들에게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은행 부문은 확실한 내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자본과 유동성이 탄탄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정을 통해 체질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라가르드는 ECB가 필요할 경우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지원할 장치도 마련해 뒀다고 말해 은행주 폭락세를 일부 진정시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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