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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얼마나 버텨야…” 음악에 담은 BTS 지민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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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그룹 방탄소년단 지민의 솔로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 지민은 동명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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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에 얽힌 기억 하나. 2020년 11월 새 음반 ‘비’(BE)를 홍보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의 일이다. 당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세계가 신음하던 때였다.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타인과 단절됐다는 감각이 청년들을 무기력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 있었다. 기자는 멤버들에게 팬데믹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는 힘을 어디서 얻느냐고 물었다.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주리라는 기대로 던진 질문이었다. 그때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아 든 지민이 의외의 답을 했다. “실은 이미 많이 좌절했습니다.”

그가 24일 내놓은 첫 솔로음반 ‘페이스’(FACE)는 그가 이런 좌절의 시간을 통과하며 마주한 내면을 비춘다. 지민은 이날 소속사 빅히트뮤직을 통해 공개한 신보 소개 영상에서 “나를 되돌아보고 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며 “공허함, 쓸쓸함, 방황을 직면했더니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의지와 힘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 등 음반에 실은 4곡을 직접 작사·작곡했다. 방탄소년단 데뷔 때부터 호흡을 맞춘 프로듀서 피독, 같은 그룹 동료 RM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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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솔로음반을 낸 지민. 빅히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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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마주한 지민은 거침없다. 그는 첫곡 ‘페이스-오프’(Face-off)에서 “아이 워즈 퍼X 드렁크(I was fxxxing drunk·난 잔뜩 취했어)/ 빌어먹을 지난날들도 이젠 끝인걸”이라고 노래한다. 4번곡 ‘얼론’(Alone)에선 “눈앞에서 웃고 있는 모두가 무섭게 느껴져”라며 “얼마나 버텨야/ 나 돌아갈 수 있을까”라고 읊조리기도 한다. 그가 “팬데믹 동안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며 느낀 두려움과 걱정을 담았다”고 설명한 노래다. 눈물 많은 28세 청년의 속내는 그렇게 혼란스러웠다. 지민은 “어디서도 꺼내지 않은 진솔한 감정, ‘진짜 지민’이 음반에 녹아 있다”고 강조했다.

지민에게 ‘페이스’는 도전이었다. 깊이 묻어둔 진심을 끄집어냈을 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스타일리시한 미성으로 유명한 그는 선공개곡 ‘셋 미 프리 파트2’(Set me free part2)에서 거친 랩을 입에 붙였다. 그가 솔로곡에서 랩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민은 이 곡이 “어두운 감정을 떨치고 자유롭게 날아가겠다는 이야기”라고 귀띔했다. 껍데기를 깨고 비상하는 자의 날갯짓은 역동적이었다. ‘셋 미 프리 파트2’는 힙합 리듬에 피아노와 현악기 연주, 합창까지 곁들여져 비장하고 웅장한 느낌을 준다. 지난 17일 먼저 공개된 이 곡은 전 세계 110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1위에 올랐다.

가수 인생 2막을 연 지민은 벌써 바쁘다. 그가 이달 중순 미국에서 촬영한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이 이날 공개됐다.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여러 음악방송에도 출연한다. 혼자서는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 나들이에도 나선다. 오는 30일 방송되는 KBS2 ‘홍김동전’이다. 지민은 평소 이 프로그램을 즐겨 봐 출연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진경, 김숙, 조세호 등 출연자들도 녹화 당시 지민이 등장하자 깜짝 놀랐다고 한다. 지민은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으니 마음껏 즐겨 달라”면서 “‘페이스’ 음반이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에게도 의미 있는 음반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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