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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재명 만류에도 소용 없는 '개딸'들…野중진들 "버스에서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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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만류에도 민주당 내 일부 강성 지지층의 배타적 지지 행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 중진 의원들이 결국 중재에 나섰다. 의원들 간 대립을 넘어 의원과 지지자 간 대립이 격화되는 등 당 내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행보다. 

김상희·안규백·우원식·정성호 의원 등 민주당 4선 의원들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결과 총선 승리를 위해 '2023, 버스에서 내려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김영주·김태년·우상호·윤호중·이인영 의원 등 나머지 4선 의원도 모두 이름을 올렸다.

4선 의원들이 제안한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은 지난 2016년 촛불집회 당시 일부 과격 시위자들이 경찰버스에 올라가자 '내려와'라고 외친 시민들의 행동에서 착안한 것으로, 서로에 대한 비방을 자제하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이들은 "당 내는 물론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작은 차이를 넘어 극한 대립과 날선 공격으로 분열의 씨앗이 계속 커지고 있다"이라며 "민주당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단결과 총선 승리"라고 했다.

이들은 의원들을 향해 "단결을 해치고 공멸을 부르는 언행을 자제하자"면서 "대안 없는 비토, 작은 차이에 대한 낙인찍기는 서로를 적으로 만드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당원과의 적극적 소통을 전개하자"면서 "비판의 문자 댓글에도 정성껏 답을 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했다.

당원과 지지자들에게는 "색출과 모욕, 망신 주기, 헐뜯기가 아닌 합리적 비판과 제안, 응원과 격려로 단결을 촉구해주시기 바란다"면서 "극단적 주장과 도 넘는 행위에 대해 '당장 버스에서 내려와'라며 소리쳐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를 향해 "온·오프라인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집단 행동, 법이 정한 범위를 넘는 조롱과 모욕에 대해선 강력한 근절 의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우 의원은 "당 안에 이견이 있기 때문에 이견을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의원들도 마찬가지고 지지자들도 마찬가지고 이렇게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강경한 주장들에 대해선 좀 내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성호 의원은 "특히 국회의원 스스로 내 주장만 옳다고 하는 것을 지속·반복할 게 아니라 그런 것도 지도부 의원 상호 간에 토론과 대화 통해 뜻을 모아가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에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일부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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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4선 의원들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2023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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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의원들의 이같은 중재에도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이날도 비명 인사인 이원욱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동탄 민주시민 연대'라고 밝힌 집회 주최측은 입장문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조직이나 집단은 외부 적으부터의 공격은 물론 내부 분열로 무너진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자당 당 대표 등에 칼이나 꽂을 거면 갈라치기의 빌미나 제공하지 말고 차라리 국힘당(국민의힘)으로 가거나 별도의 당을 만들어 민주당을 나가는 게 순리"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과 더불어 비명계 대표격으로 불리는 박용진 의원은 이들을 향한 작심 비판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SNS에 쓴 글에서 "민주당의 총단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내부를 공격하고, 분열을 선동하는 개딸이고 정치훌리건"이라며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은 개딸과 헤어질 결심에서 출발한다. 축구장에서 난동 피우는 훌리건을 그대로 방치했다면 EPL이 어떻게 세계적 리그가 될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박 의원은 "좌표 찍고, 수박을 찢고, 의원들을 조리돌림하며 문자를 보내고, 18원을 보내면서 자신이 무슨 대단히 큰 애국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착각하지 마시라"면서 "여러분들은 후련해도 옆에서 지켜보는 국민들은 기겁을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은 그런 정당이 아니"라며 "반민주적 행위가 민주당을 위한 것이라는 착각을 결코 방조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개딸 여러분들께서 그렇게 '단일대오'가 좋으시다면, '윤심 단일대오' 깃발이 나부끼는 국민의힘으로 가시라. 이준석 찍어내고, 나경원, 안철수도 찍어눌러 어떤 이견도 용납하지 않고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국민의힘이 여러분이 선망하는 정당의 모습 아니냐"고 '국민의힘 가라'는 비난을 이들에게 되돌려주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도 지난 14일 당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왜 생각이 다르냐고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 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겠는데 당의 단합을 해친다", "집안에 폭탄 던지는 것과 똑같다"며 극단적 지지 행위를 만류했다. 이 대표는 이같은 당부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날 일부 지지자들이 강병원·전해철·이원욱·윤영찬 의원 지역 사무실 앞에서 '전광판 트럭 시위'를 진행하자 "거듭 호소드린다. 함께 싸워야 할 우리 편 동지들을 멸칭하고 공격하는 모든 행위를 즉시 중단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들에 대해 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국민의힘과 내통', '국짐첩자'와 같은 허위사실을 적시해 민주당 소속 의원 및 인사들을 비방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정체불명의 인터넷 게시물들이 다수 발견됐다"며 "계속해서 허위 비방 게시물이 발견될 경우 제작자 및 유포자에 대해 형사고발, 게시 중단 요청 등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성 지지층 만류 등으로 '비명계 달래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 대표는 당 내 통합 방안으로 인적 쇄신 카드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변인과 지명직 최고위원 교체 등이 우선 검토되는 가운데, 전략기획위원장, 사무총장 등 당 요직 인선까지도 고려 대상으로 전해졌다. 호남 지역 몫으로 임명된 임선숙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의를 갖고 있다"며 조만간 사퇴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임 최고위원이 물러난 자리에는 지난해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던 송갑석 의원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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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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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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