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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현역 아이돌 결혼=배신자"…선예, 원더걸스와 멋진 이별이 필요할 때 [ST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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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선예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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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결혼과 함께 그룹 원더걸스를 탈퇴했던 선예가 솔로 가수로 목하 활동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선예에겐 '원더걸스'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이젠 서로에게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한 순간이다.

23일 오후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 6회에서는 그룹 원더걸스 출신 선예와 그룹 2AM 조권이 아이돌의 '연애',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조권은 선예를 "박스 안에 있던 그 틀을 뚫고 나와줬다. 어떻게 보면 '기혼자는 아이돌을 할 수 없다'는 틀을 깨준 사람이 선예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선예는 "전 사실 현역 아이돌을 하다가 결혼했다는 이유로 최고의 배신자가 됐다"고 말하며 카메라를 향해 "배신자"라고 미소를 보였다.

아울러 선예는 "저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행운아다. 제가 다시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다"며 "저처럼 결혼을 하고도 다시 돌아오는 아이돌이 있을 수 있다. 더 오픈해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전했다.

선예는 지난 2007년 그룹 원더걸스 리더로 데뷔했다. 이어 2013년 캐나다 출신 교포 선교사 제임스 박과 2년 열애 끝에 결혼을 발표했고, 2015년 팀을 탈퇴했다. 이후 슬하에 세 딸을 둔 선예는 연예계를 떠나 육아에 전념했다.

그런 선예가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8년 JTBC '이방인'이었다. 이후 MBC '복면가왕' 출연을 비롯해 2021년엔 tvN '엄마는 아이돌'로 아이돌 정식 복귀를 선언했다.

다소 갑작스럽게 팬들 곁을 떠났던 선예인 만큼, 그의 복귀는 많은 이들의 반가움을 샀다. '출산 후 복귀'라는 아이돌로서는 이례적인 결정을 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그러나 선예를 바라보는 모든 시선이 곱진 않았다. 리더였던 선예의 결혼으로 원더걸스는 활동을 쉬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어 선예 탈퇴 후 원더걸스는 멤버를 재정비해 4인조로 활동했다. 현재 각 멤버들은 원더걸스 데뷔 당시 소속사였던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각자의 자리에서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바라본 팬들 입장에선 애정을 쏟던 그룹이 한차례 주춤하는 모습에 마음이 편치 않았을 터다.

선예 역시 이러한 여론을 의식하고 지난해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출연해 가족의 죽음 이후 활동 당시 느꼈던 허무함과 공허함으로 인해 결혼을 결심하게 됐음을 털어놨다. 또한 팀 탈퇴는 자신의 결혼이 그룹 활동에 방해가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선예의 해명은 충분했다. 대중도 그가 결혼을 결심했던 이유와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속마음을 알게 됐다.

다만 이러한 해명이 반복되며 오히려 선예와 '원더걸스 탈퇴'는 꼬리표가 돼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엄마는 아이돌'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등은 선예가 탈퇴 이후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 사연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다. 선예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이후 새 소속사를 찾았고, 현재는 '솔로 가수'로 활동 중이다.

그런 선예는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소개하며 "배신자"라고 소개했다. 농담 섞인 발언이었지만, 팬들은 또 한 번 선예를 원더걸스와 엮을 수밖에 없다. 또한 모든 팬들이 졸지에 선예를 '배신자'로 비난한 가해자가 됐다.

뿐만 아니라 선예는 지난 18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활동 중 결혼이 언급되자 "그때는 소통 창구가 없었다. 그래도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선예가 결혼하던 당시엔 지금처럼 개인 SNS 서비스가 활발하지 않았다. 다만 팬들과 소통할 팬카페는 존재했다.

당시 선예에 대한 원더풀(원더걸스 공식 팬덤명)의 서운함은 분명하다. 이에 대해 선예 역시 미안함을 갖고 있고, 이미 몇 차례 사과했다. 그렇다면 이젠 양 쪽 모두 서로를 아름답게 보내줄 때다.

선예가 원더걸스를 떠난 지 7년이다. 이젠 '원더걸스'와 '가수 선예'를 분리해야 한다. 한 때 '원더걸스 선예'로 빛났던 순간은 추억으로, 이제는 '솔로 가수 선예'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선예 역시 마찬가지다. 선예의 가수 인생에 있어 원더풀은 첫 번째 팬덤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에 이제는 서로의 서운함과 앙금을 털어야 한다. 더 이상 '배신자'라는 비난도, '나는 '배신자'가 됐다'는 긁어 부스럼 식의 응수도 서로를 위함이 아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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