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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스→메르스→코로나 주기 심상찮다…전문가 '감염병X'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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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 계획 전문가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정통령 질병관리청 위기대응총괄과장. 사진 질병관리청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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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미래에 우리 세대가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을 또 겪을 수 있습니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질병관리청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계획 전문가 토론회’에서 첫 발제자로 나선 정통령 질병청 위기대응총괄과장이 국가 차원의 신종감염병 중장기 계획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힌 이유다. 정 과장은 “향후 25년 이내 코로나19보다 더 큰 팬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이같이 말했다.



질병청 “다음 대유행 대비 서둘러야”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 신종감염병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2009년 신종플루→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2019년 코로나19 순으로 발생했다. 감염병이 돌아오는 주기를 살펴봤을 때 6년→6년→4년이 걸렸다. 확진자는 각각 3명, 1만5160명, 186명, 3000만 명이 나왔다. 이에 따라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지만, 유행 규모는 더 커지고 있다”는 게 질병청 분석이다. 정 과장은 “신종감염병 대유행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서 (신종감염병은) 우리 옆에 늘 존재하는 위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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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은 코로나19 안정 국면에 접어든 지금 시점부터 대유행 대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다음 팬데믹인 ‘감염병 엑스(Disease X·신종 감염병)’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염병 엑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18년 2월부터 쓰기 시작한 용어로, 미래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가상의 신종 감염병을 말한다. 미지의 존재기 때문에 미지수를 뜻하는 ‘엑스(X)’라는 알파벳을 쓴다.

이날 토론회에서 예측된 감염병 엑스 후보로는 조류 인플루엔자(AI) 인체 감염증이나 고병독성 RNA 바이러스의 인수공통 전파 등이 거론됐다. 정 과장은 “(다음 감염병은) 발생 규모와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 사회적인 대응 역량과 호흡기 감염병 대응 역량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팬데믹 대비 중장기계획 5월 초 발표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 대응 성과와 한계점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다음 대유행 대비를 위한 주요 과제를 전문가와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통합감시체계 구축을 통해 신종 감염병을 조기에 감지·예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발제자인 이관 동국대 의대 교수는 “국내 감염병 감시체계뿐 아니라 해외 정보 수집·분석 기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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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자로 나선 정재훈 교수. 사진 질병청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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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는 방역대응역량 개선을 위해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통합·개선 사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략적 위기 소통을 담당할 전담조직 설립과 대규모 확진자 관리를 위한 인력 확충이나 역량 강화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는 충분한 병상 확보를 위해 국가지정 입원 병상을 중증 진료가 가능한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고 봤다. 또 모든 병원의 중환자실을 1인실로 구성하도록 장기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성백린 연세대 의대 교수는 백신과 치료제, 진단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주문했다. 성 교수는 “국가주도형으로 신속하게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공용 기술 플랫폼을 민·관 협력으로 구축하는 등 거버넌스를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관련 부처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가지고 중·장기계획을 수립해 최종 확정된 내용을 오는 5월 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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