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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입학식 갔는데 다 형님이래요…N수생이 점령한 이 ‘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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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최근 4년 N수생이 ‘77.5%’
‘지방’ ‘고3’ 재학생 합격자
100명 중 7명에 불과


매일경제

2020~2023학년도 졸업 연도별 정시모집 의대 합격자 인원<자료=교육부,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교육 Lab 공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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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시모집 합격자 분석 결과 재수생과 3수·4수생이 초강세를 보였다. 지난 4년간 지방 소재 고3 재학생 합격자는 100명 중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능으로 선발된 최상위 집단의 고3 학생과 N수생의 비율, 지역 분포와 특성 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4년간 재수생과 장수생 등을 합친 ‘N수생’이 의대 정시모집에서 77.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중 특히 3수생과 4수생 이상이 35.2%를 차지했다. 반면 고3 재학생은 21.3%에 그쳤다. 이는 교육부로부터 2020~2023학년도 전국 정시모집 의대 신입생 선발 결과를 제출받아 정책연구단체 ‘교육랩공공장’에 의뢰해 분석한 것이다. 이번 분석발표는 수능으로 최상위 집단을 선발하는 정시모집 의대 합격자를 정부의 공식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첫 사례다.

2022학년도 의대 정시모집에서 3수생과 4수생은 41.6%를 차지해 최근 4년간 최고를 기록했고, 2023학년도에는 29%로 줄었다. 고3 재학생은 코로나 첫해였던 2021학년도에 의대 정시 합격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18%로 떨어졌다가 2023학년도에는 26%로 크게 늘었다.

전국 17개 지역의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지역별로는 모든 해에 서울 소재 고등학교 출신 합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3학년도 수능에서 서울 지역 학생은 36.3%인 460명이 정시모집으로 의대에 진학했다. 이어 경기 242명(19.1%), 전북 92명(7.3%), 부산 89명(7.0%), 대구 88명(6.9%), 대전 45명(3.6%), 광주 44명(3.5%), 경남 43명(3.4%), 충남 41명(3.2%), 울산 34명(2.7%) 등으로 합격자가 많았다.

사교육이 잘 갖춰진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학생 수 대비 의대 진학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에서 서울 지역 고3 재학생 비율은 16.7%인데, 서울에서는 2020~2023학년도 최근 4년 평균 36.7%가 의대에 진학하고 있었다. 학생 수 대비 약 2.2배로 많은 학생들이 의대로 진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북(1.7배), 대구(1.68배), 울산(1.17배) 순으로 많았다. 이는 사교육이 완비된 학군이 있는 대도시와 전국 단위 자사고가 있는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수도권인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제외한 지방에서 최근 4년 동안 졸업생과 N수생 등이 1757명 진학할 동안 고3 재학생은 344명밖에 진학하지 못했다. 2023학년도 인천과 충북에서는 고3 재학생이 한 명도 합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 지역 의과대학은 모두 다른 지역 학생이 입학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의학 계열에서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의무화됐지만, 이처럼 정시모집에서는 서울 지역 학생들이 더 많이 의대에 합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2학년도 대비 2023학년도에 지방 지역 학생 합격자 비율은 2.7%포인트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소재 고등학교 출신 합격자 수가 많은 것은 사교육의 영향과 재수 이상을 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배경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모집이 과연 공정한지, 대학에 정시 40% 선발 비율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지역 간 격차, 부모의 경제력에 의한 격차를 방치하면서 정부가 미래 사회를 위한 교육개혁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며 “대한민국의 인재들이 오로지 의대만을 희망하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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