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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고금리에 대출받은 7명 중 1명, 빚 갚는 데 소득 70%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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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부터)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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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가계대출 차주 7명 중 1명은 원리금 상환에 소득 70% 이상을 쏟아붓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2018년 4분기(40.4%) 이후 4년 만에 40%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3일 공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평균 DSR은 40.6%로 집계됐다.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2020년 4분기 37.7%, 2021년 4분기 38.4%로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 DSR은 개인이 받은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DSR이 높다는 것은 가만히 있어도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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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체적으로 나이가 적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빚 부담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DSR을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30대 이하(35.2%→39.1%)가 3.9%포인트, 40대(38.2%→42.4%)가 4.2%포인트, 50대(37.3%→38.1%)는 0.8%포인트 상승했다. 60대(43.8%→43.6%)는 0.2%포인트 낮아졌다.

저소득층의 DSR(57.5%→64.7%)은 7.2%포인트 늘어 중소득 가구(34.4%→37.7%)와 고소득 가구(37.5%→39.1%)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68.1%(대출 비중 34.4%)는 DSR 40% 이하에 분포했다. 그러나 DSR이 70%를 초과하는 고DSR 차주가 7명 중 1명꼴인 전체의 15.3%(대출 비중 41.9%)였다. 100%를 초과해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은 차주도 11명 중 1명꼴인 8.9%(대출 비중 29.4%)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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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 가계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DSR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3.7%로 호주(14.9%)에 이어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높았다. 한은은 “2021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차주의 DSR은 상승하고 있지만 금융권 관리 기준(40~50%) 이내”라고 밝혔다. 그러나 향후 채무 상환 부담이 과도하고 자산 처분 여력이 부족한 고위험 가구의 부실이 진행될 가능성은 크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말 0.66% 수준에서 올해 말 1.0%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난해 4분기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25.1%로, 2020년 1분기 200%를 넘어선 이후 12분기 연속 최대치 기록을 고쳐 썼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 합계가 전체 경제 규모의 2배를 넘어선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와 기업 부채를 합한 규모는 3715조원으로 나타났다. 가계 부채는 186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늘었고, 기업 부채는 1848조1000억원으로 13.4% 증가했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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