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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아들·딸 고르는 인공수정 ‘성공률 80%’…윤리 논쟁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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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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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성별을 약 80%의 정확도로 선택할 수 있는 인공수정법을 미국 연구팀이 발표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장차 태아의 성별을 인위적으로 선택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 연구는 미국 뉴욕 웨일 코넬 의대 잔 피에로 팔레르모 교수팀에 의해 이날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공개됐다. 연구진들은 정자의 염색체가 남성(Y)인지 여성(X)인지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정자를 성별로 선별한 뒤 아들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Y 염색체 정자로, 딸을 원하는 부부에게는 X 염색체 정자로 인공수정을 했다.

그 결과, 딸을 원하는 부부 59쌍은 292회 인공수정 가운데 231회(79.1%) 딸 배아를 얻는 데 성공했다. 아들을 원한 부부 56쌍은 280회 인공수정 중 223회(79.6%) 아들 배아를 얻었다. 실제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해 딸 16명, 아들 13명이 태어났다. 팔레르모 교수는 “이 기술은 효율적이고 매우 안전하며 윤리적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태아의 성별을 인위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에 대한 윤리적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성별과 관련한 질환 등 타당한 이유 없이 배아의 성별을 부모의 기호에 따라 선택하는 것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독일, 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찬나 자야세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남성병학과 과장은 “향후 피부색이나 눈의 색깔 같은 신체 특징을 선택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대의 아서 카플란 의료윤리학 교수는 “성별 선택은 사회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인구 비율의 변화가 진짜 문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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