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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데뷔 첫 통합 MVP, 11년 만에 눈물의 챔프전 우승까지…‘퀸’단비 “안 울려고 했는데…” [WKBL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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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 울려고 했는데 (박)지현이가 계속 울어서….”

아산 우리은행은 23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와의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64-57로 승리, 5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결정전 MVP는 김단비였다. 그는 총 투표 75표 중 63표를 획득하며 당당히 최고로 평가받았다. 정규리그 MVP까지 쟁취한 그는 데뷔 첫 통합 MVP에 올랐다. 또 2011-12시즌 이후 무려 11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맛봤다.

매일경제

챔피언결정전 MVP는 김단비였다. 그는 총 투표 75표 중 63표를 획득하며 당당히 최고로 평가받았다. 정규리그 MVP까지 쟁취한 그는 데뷔 첫 통합 MVP에 올랐다. 또 2011-12시즌 이후 무려 11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맛봤다. 사진(부산)=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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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는 우승 후 “안 울려고 했는데 지현이가 계속 울더라. 그때부터 나도 울었다. 언니들도 우는 걸 보면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정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흘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11년 전 신한은행에서 우승할 때는 너무 어려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근데 지금은 세월이 흐른 뒤 해낸 우승이라 그런지 그동안의 시간이 떠올랐다. 그동안 우승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이 돼 기쁨이 두 배다”라고 덧붙였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단비와 함께 자신 역시 큰 부담감을 가진 시즌이라고 고백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박지수를 잡기 위해 야심 차게 영입한 김단비였다. 만약 우승하지 못하면 돌아올 타격은 컸다.

김단비는 “우리은행에 온 뒤 스스로 ‘잘해야지’라는 생각만 했다. 신한은행은 내게 고향이었다. 그곳을 떠났는데 여기서 성공하지 못하면 주변에서…”라며 울먹거렸다. 이후 그는 “정말 많이 걱정했다. 내가 한 선택이 잘못된 건 아닐까, 잘못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단비는 김단비였다. 부담감이 컸지만 결국 이겨냈고 최고가 됐다. 그는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은행에서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리고 즐겁게 농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내 선택인데도 남의 시선을 많이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돌아봤다.

WKBL에서도 손에 꼽히는 스타 플레이어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김단비도 이 부분에 대해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달랐다.

김단비는 “나이를 먹고 팀을 옮긴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젊을 때와 고참일 때의 적응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근데 우리은행 언니들, 그리고 동생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긍정적인 영향만 주려고 노력해줬다. 정말 고마웠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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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는 챔피언결정전 MVP만큼은 다른 선수일 거라고 예상했다. 그의 이름은 박지현. 김단비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은 그이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였다. 사진(부산)=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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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감독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은 김단비였다. 그는 “(위성우)감독님은 나를 믿어준 사람이고 인정해준 사람이다. 사실 이제는 어떤 존재인지 잘 모르겠다(웃음). 10년 넘게 떨어져 있었는데도 1년이란 시간 동안 나에 대해 정말 잘 안다고 느꼈다. 사실상 ‘김단비’라는 선수를 만든 사람이다. 정말 고마운 분이다”라고 웃음 지었다.

우리은행에 김단비가 이적했다? 이 소식을 들은 모든 이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새 시즌 MVP 후보는 단연 김단비라고 말이다. 그만큼 우리은행이라는 호랑이에 김단비라는 날개를 단 격이었다. 그리고 김단비는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우리은행에서도 충분히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선수였다. 그렇게 통합 MVP를 차지했다.

김단비는 “부담이 됐다. 특히 챔피언결정전까지 왔을 때는 MVP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도 많이 해줬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투표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지난 시즌까지 인터뷰하다 보면 ‘왜 MVP가 없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럴 때마다 괜찮다고 했다. 사실 중요하지 않다고도 생각했다. 정말 괜찮은 줄 알았다. 근데 세월이 흐르면서 농구를 시작한 만큼 최고의 상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MVP가 되고 싶었다. 드디어 뜻했던 바를 이루니 농구를 한 게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한 번 시작한 일의 끝을 봤다고 해야 할까. 농구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서게 돼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단비는 챔피언결정전 MVP만큼은 다른 선수일 거라고 예상했다. 그의 이름은 박지현. 김단비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은 그이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였다.

김단비는 “내가 생각하는 MVP는 지현이다. 정규리그는 물론 플레이오프, 그리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최고였다. 어린 선수이지만 정말 많이 의지했다. 단 하나 확신하는 건 앞으로 박지현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긴 시즌이 끝나고 이제는 쉴 때가 찾아왔다. 김단비는 “조금 쉬고 싶다. 다들 뒤풀이를 기다리고 있다(웃음). 작년에 너무 재밌었다더라. 다들 뒤풀이만 생각하고 있는데 나도 그렇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부산=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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