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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中으로 다시 뛰는 K-유통] 전략 바꾼 뷰티업계···매장 늘리는 패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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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프닝 효과 '소비 훈풍'...뷰티업체 '온라인·럭셔리' 전략 강화

패션업체, 신규 점포 및 물류센터 확대...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은 지켜봐야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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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통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재도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다시 한번 반등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폐막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3연임’을 공식 확정하면서 정치적인 안정감을 찾게 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유통업계에서 업종별 편차가 있는 상황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수익성 개선 등 변수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시장은 우리 기업들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중국 측 눈높이가 달라진 것”이라며 “중국 현지에 있는 온라인 유통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시장 공략에는 식품업계가 선두에 서 있다. 지난해 국내 식품업계에서 매출 3조원 이상을 올린 이른바 ‘3조 클럽’ 기업이 기존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현대그린푸드 등 4곳에서 8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제과와 SPC삼립, 오뚜기, 농심이 추가됐다.

중국 봉쇄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뷰티업계의 빈자리는 패션기업들이 채울 전망이다. 그동안 패션하면 ‘국내용’이라는 인식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등 ‘K-패션’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실적 분석과 함께 업종별 올해 성장 가능성 및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팬데믹 확산 이후 중국 소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기업들도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 봉쇄 영향으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중국이 2월 중순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본격화하면서 소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중국 내에서 화장품 판매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K-패션 인기로 국내 패션기업들은 사업 확장에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23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화장품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으며 의류 판매액은 6.1% 늘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짓눌렸던 중국 내 소비 사이클이 정부의 소비 부양책과 맞물려 보복 소비로 이어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중국 내 대규모 쇼핑 행사가 있는 3월 8일 부녀절부터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부녀절은 여성 노동자를 위한 날이다. 티몰과 타오바오(淘寶)의 월별 화장품 거래액은 11월이 가장 높고 6월, 3월 순이다. 실제 부녀절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 트래픽은 2월 평균 대비 8배 증가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코로나19 기간 중국 사업을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했다. 북미나 동남아시아, 중동 등 신시장을 개척해 활로를 모색했다. 중국 시장 정상화를 기다리며 중국 내에서 인기가 많은 럭셔리 제품군과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업계 '빅2'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은 15.6% 줄었고 영업이익은 2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2%, 44.9% 줄었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는 물론 1년 내내 반복된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큰 영향을 미쳤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보다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화장품 시장은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춰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중국 사업 전략을 재편해 수익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들은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최대 수혜주다. 이들은 공격적인 점포 확대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F&F는 ‘MLB’ 브랜드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아시아권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MLB는 중국 내 매장이 800개를 넘어섰고 1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수익구조도 강화됐다. F&F는 지난해 매출 1조8091억원으로 ‘2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으며 패션 단일 기업 최초로 영업이익 5000억원을 돌파했다. F&F는 지난해 9월 ‘MLB뷰티’까지 출시해 패션과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이랜드는 올해 중국에 물류센터를 준공하고 ‘후아유’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넓힌다. APR도 패션 브랜드 ‘널디’의 중국 매장을 50개에서 100개로 늘린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전개하는 더네이쳐홀딩스는 최근 중국 기업 ‘베스트셀러’와 중국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3월 말부터는 한국과 중국 간 여객 노선이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5월 노동절 (4월 29일~5월 3일) 연휴 대목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여행을 허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 리오프닝이 국내 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소비력이 충분히 회복돼야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성장세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김다이 기자 day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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