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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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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금리인하 없고, 공시가 내리고’ 韓 부동산 관망세 짙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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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은행(Fed)이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출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려 했던 매수 희망자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관망할 가능성이 커진 건 매도자들도 마찬가지다. 사상 최대폭으로 주택 공시가가 내려가면서 세금 부담을 덜었다.

미 연준이 22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연 4.75~5.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한 건 “올해 중 금리인하를 전망하지 않는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금리인상 종료와 함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었다. 그는 은행 시스템 리스크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조선비즈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보유세를 비롯한 부동산세금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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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정부의 규제완화로 반짝 거래가 회복됐던 부동산 시장은 다시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의 가장 큰 변수인 ‘금리’가 여전히 인상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적어도 인하가 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지난해 한 때 연 7%대를 웃돌았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현재는 4~5%대로 내려왔지만, 불과 2년 전 2%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고금리라는게 수요자들의 인식이다.

송인호 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금리가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대내외 환경이 인하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어 여전히 금리는 부동산 시장의 하방요인”이라고 했다.

올초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완화의 영향으로 반짝 활기를 보였다. 정부는 지난 1월 3일 서울 4개 구(강남·서초·송파·용산)를 제외한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59건까지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는 올해 1월 1415건, 2월 2413건(이날 기준)까지 회복됐다.

다만 거래가 지속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었다. 2월 기준 거래가 많았던 지역이 송파(247건), 강동(201건), 노원(188건) 등으로 급매물이 쌓여 있던 지역인 데다가, 거래건수도 한 달 평균 4000~5000건에 달했던 예년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에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한국은행 역시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더군다나 매도자들이 적극적으로 매물을 내놓을 확률도 낮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급매물이 쏟아졌던 데다 전날 공동주택 공시가 하락으로 주택을 보유하는 부담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와 다세대·연립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18.61% 하락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한 것은 2013년(-4.1%) 이후 10년 만으로, 공시가에 연동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1가구 1주택 보유세는 20% 이상 줄어들게 됐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은 매수, 매도희망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도 여전히 높고 보유 부담은 줄었으니 집을 사거나 파는 결정을 미루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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