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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죽기 직전까지 빌었는데…의붓아들 학대 살해한 이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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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출처 =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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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12살 초등학생의 계모가 뱃속의 태아를 유산한 뒤부터 모든 원망을 어린 의붓아들에게 쏟아내다가 결국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최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계모 A(43)씨의 학대가 시작된 건 지난해 3월 9일부터다. 당시 A씨는 의붓아들 B(12)군이 돈을 훔쳤다며 드럼채로 종아리를 10차례 정도 때렸다.

임신 상태였던 A씨는 첫 체벌 이후 한 달 뒤 유산을 하면서 B군을 원망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유산의 원인이 B군이 말을 잘 듣지 않아 받은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검찰은 B군을 양육하던 중 쌓인 A씨의 불만이 유산을 계기로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는 감정’으로 바뀌었다고 공소장에 썼다.

친부 C(40)씨도 B군의 행동을 전하는 아내와 부부싸움이 잦아지자 가정불화의 원인이 아들이라고 생각해 학대에 가담했다.

A씨는 B군이 약속을 어겼다며 방에서 1시간 동안 무릎을 꿇게 하던 체벌도 점차 5시간까지 늘렸다. 벽을 보고 손도 들게 하는 식으로 강도도 세졌다. 한 달에 1∼2번이던 학대 횟수도 지난해 11월에는 7차례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 B군이 초등학교 3학년 때인 지난 2021년 3월부터 집중력을 높이는데 좋다며 시킨 성경책 필사는 가혹한 학대 행위의 수단이 됐다. 지난해 9월부터는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게 해 2시간 동안 성경을 노트에 옮겨 적게 했다.

시간 안에 끝내지 않으면 방에서 나오지 못하고 사실상 감금됐다. 5시간 동안 벽을 보고 무릎을 꿇은 채 성경 필사를 한 날도 있었다.

A씨는 알루미늄 봉이나 플라스틱 옷걸이로 B군의 온몸을 때렸다. 또 “무릎 꿇고 앉아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며 “너는 평생 방에서 못 나온다”며 폭언도 퍼부었다.

B군이 견디다 못해 방 밖으로 나오면 다시 방에 가두면서 옷으로 눈을 가리고 커튼 끈으로 의자에 손발을 묶어 뒀다. B군은 사망 이틀 전부터 16시간 동안 이런 자세로 묶여 있었다. 그 사이 A씨는 방 밖에서 ‘홈캠’으로 B군을 감시했다.

B군의 몸무게는 10살 때인 2021년 12월 38㎏에서 지난달 7일 사망 당일 29.5㎏으로 줄어 있었다. 또래 평균보다 키는 5㎝가 더 컸지만 몸무게는 평균보다 15㎏이나 적었다. 숨지기 10여일 전 피부가 괴사하고 입술과 입 안에 화상을 입었는데도 B군은 병원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B군은 통증으로 잠도 못 자며 신음하다가 숨지기 직전 계모의 팔을 붙잡으며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양손으로 B군의 가슴을 매몰차게 밀쳤고, 뒤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B군은 이후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A 씨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와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친부 C 씨는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방임 등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된 상태다. 이들의 첫 재판은 다음달 13일 오전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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