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김건우 "실제로 만난 송혜교 누나, '어른' 같았다" [HI★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3일 진행된 넷플릭스 '더 글로리' 김건우 인터뷰
학교폭력 가해자 중 하나인 손명오 역
"함께 호흡한 송혜교, 어른 같았다"
한국일보

23일 김건우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더 글로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악역도 너무나 감사하죠." 전 세계적 사랑을 받고 있는 '더 글로리'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손명오가 인터뷰 중 밝힌 말이다. 올해 데뷔 5년차인 김건우는 주어진 것에 감사히 연기를 하는 중이다. 그는 비열한 악역 손명오를 통해 다음 단계로 올라설 준비를 마쳤다. 특히 극중 손명오와 대립각인 송혜교는 그의 연기를 더욱 이끌어내는 역할을 도맡았다.

23일 김건우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더 글로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극 중 김건우는 손명오 역을 맡았다. 연진(임지연) 재준(박성훈)과 함께 동은(송혜교)을 괴롭히던 인물이다. 복수를 꿈꾸는 동은과 사사건건 대립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았다.

김건우는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데뷔해 '나쁜형사' '라이브' '청춘기록'에서 선과 악을 넘나들며 안정적인 연기력과 매력적인 마스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단막극 '낯선 계절에 만나'에 이어 '더글로리'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한예종 연극과 수석 출신이자 '전설의 몸짱'이라는 수식어를 받을 정도로 일약 스타가 됐다. 먼저 김건우는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셨다. 사진이나 싸인으로 실감하고 있다. 식당에서 서비스를 많이 주신다. 너무나 친근하게 다가오신다"고 답했다.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건우는 손명오를 온전히 이해해야 했다. 김건우는 손명오의 특징 중 '순수함'에 집중했다면서 "'더 글로리' 오디션을 딱 1번 봤다. 당시 재준 도영 명오 역할이 있었다. 세 캐릭터의 대본을 읽었을 땐 재준을 하고 싶었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발탁 후 소회에 대해선 "제가 김은숙 작가님의 작품을 하게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해서 얼떨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가 나쁜 역할이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해서 좋은 부분을 보려고 했다. 극중 서열이 낮지만 오히려 당당하려고 더 자신감 있게 하려고 했다"면서 "악행이 아역에 많이 치중돼 있다. 제가 본 손명오는 너무 바보 같고 뻔하다. 아역이 연기하기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주로 동은의 계획에 당하는 역할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23일 김건우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더 글로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호흡한 송혜교는 어떤 연기자였을까. "현장에서 만난 송혜교 누나는 선배라는 의미를 넘어서 '어른' 같았어요. 배우들마다 자기에게 중요한 장면이 있기 때문에 욕심도 나기 마련이고 상대방이 내게 맞춰주길 원하곤 해요. 하지만 송혜교 누나는 그러지 않고 오히려 제게 편하게 하라고 리드해 줬어요. 혜교 누나랑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항상 수월하게 찍었습니다."

송혜교가 많은 부분을 열어준 덕분에 김건우는 새로운 것을 배웠다. 각자 연기를 잘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좋은 장면을 만드는 게 중점을 두는 과정을 알게 됐다. 그런가 하면 김건우는 당초 예정됐던 분량보다 더 늘어나서 좋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파트2의 출연분이 더욱 확대됐다고 밝힌 김건우는 "술병에 머리를 맞아서 죽는 죽음이 강렬하다. 고급 술병이다. 당근마켓에 올라오더라"고 말했다.

또 전재준의 집에서 옷장을 털어가는 장면에서 김건우는 과감히 노출을 선보인다. 해당 장면에 대해 김건우는 "팬티 색깔이 파랑, 빨강, 검정이 있었는데 제가 빨간색으로 정했다. 색감적으로 예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평소의 몸이 더 컸다. 하지만 지금 손명오의 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3kg를 감량했다. 양아치가 몸이 좋아선 안된다고 해서 근육을 뺐다"고 전했다.

작품이 학교폭력을 화두로 다루는 만큼 김건우의 학창시절은 어땠냐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에 김건우는 "저는 실제로는 쾌활하고 유쾌한 학생이었다. 장난치는 걸 좋아했다. 서열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무리였다. 학창시절 내내 밴드부를 하는 자유로운 학생이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일보

23일 김건우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넷플릭스 '더 글로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별한 애드리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모든 부분이 대본에 적혀 있었지만 안길호 감독의 특별한 디렉팅이 있었다. 손명오가 독립영화처럼 생동감이 넘치는 질감이길 바란 것이다. 이를 위해 손명오는 한 UFC 선수의 악동스러운 면을 레퍼런스 삼았다. 약에 찌든 느낌을 따라하면서 외형적인 걸음걸이, 행동을 만들었다. 덕분에 김은숙 작가는 김건우에게 '명오 같았다'는 최고의 칭찬을 건넸다.

또 함께 연기한 선배 연기자들도 김건우에게 비슷한 극찬을 전했다. 김건우는 "선배들이 '상스럽다'고 했다. 지연 누나는 '너 정말 명오 같다'면서 명오라고 부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건우는 이른바 '동은오적'으로 불리는 임지연 김히어라 차주영 박성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건우는 이들을 두고 "기본적으로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다. 제가 보기에 다들 순수하다. 사소한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을 느낄 줄 안다. 지금 드라마는 너무 잘 됐지만 모두가 겸손하려고 한다. 새로운 좋은 드라마가 나오면 이슈는 잠잠해질 것이다. 다음 작품을 잘 준비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차기작은 뮤지컬이다. 김건우는 무대에 대한 호기심이 기반이 됐다면서 "항상 병행하고 싶었다. 무대와 영상의 느낌이 다르다. 프로 무대를 서 본 적이 없지만 좋은 기회가 돼 하게 됐다"고 말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김건우의 롤 모델은 할리우드 배우인 매튜 맥커너히다. 이유에 대해 "연기할 때 나오는 그 배우 만의 자유로움이 있다. 그런 것들을 지향하는 부분이다. 무슨 역할을 해도 그 캐릭터처럼 자유롭다. 평소에 내 말을 하고 있는 느낌이 좋다. 그래서 제 롤모델이다"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 '김우빈 닮은꼴'이 언급되자 김건우는 "정말 죄송하다. 우빈 선배님을 만난다면 정말 사과를 드리고 싶다.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다. 제가 닮았다고 하기엔 너무"라면서 말을 잇지 못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김건우에게 또 하나의 과제가 됐다. "이렇게까지 화제가 된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그만큼 조바심도 나요. 하지만 제가 이겨내야 할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작품에도 '명오'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지만 동기부여가 됩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