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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배정훈 PD가 밝힌 1년, 24시간 치열하게 담은 ‘국가수사본부’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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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을 연출한 배정훈 PD가 첫 OTT 연출작을 선보였다. 그가 선보인 웨이브 다큐멘터리 ‘국가수사본부’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와 함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세상에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100% 리얼 수사 다큐멘터리다. 대한민국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의 24시간을 치열하게 그려낸 리얼 탐사 추적극이다.

리얼하고 치열한 현장을 그리기 위해 5~6명의 제작진이 7팀으로 나뉘어 서울, 부산, 광주, 강릉, 원주, 순천, 여수로 향했다. 월세방을 구해 숙식을 하면서 경찰팀과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고 이를 관찰해냈다. 경찰의 노고, 고민, 피해자의 아픔을 생각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잘 담아냈다.

매일경제

‘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웨이브


Q. 현장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프로세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방법은 아니다. 엄청난 실패를 하다가 진화가 됐다. 통계적으로 사건이 많이 나는 경찰서에 배치해있다가, 결과적으로 그런 사건을 만날 수 있었던 걸 기다렸다. 사건이 안 나는데 사건이 나는 곳도 있었고, 사건이 많이 나는 곳인데 안 나는 경우도 있었다. 운이 작용했다.”

Q. ‘국가수사본부’를 위해 총 얼마의 시간을 투자했나.

“2022년 3월부터, 꼬박 1년이 걸렸다. 설득, 협의 여러 과정이 있었는데 촬영을 생각하면 9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제작팀이 7팀이 있었다. 한 팀에 5~6명이 기본 스태프 멤버였다. 제작팀은 그 정도였고, 제작 방식이 서울이면 출퇴근할 수 있지만 순천 경찰서는 월세방을 구하면서 숙식을 하면서 경찰서 출근하는 삶이었다. 고충 중에 하나였다. 스케줄도 우리를 기다려줄 수 없으니까 우리가 주인공으로 삼고 있는 팀대로 움직였다. 그래서 이분들이 고된 노동을 하는 걸 느꼈다.”

Q. 지역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나.

“‘국가수사본부’ 스토리 안에 다양한 지역이 나오길 바라서 전국 팔도를 다녔다. 과거부터 지역의 경찰을 만나면 성향이라고 해야 하나. 언어,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다양하게 담겼을 때 콘텐츠 전체에 재미라고 해야 하는, 맛이라고 할까. 그런 게 담길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양한 지역에 담겨있으면 했다.”

Q. 확실히 경찰의 찐모습을 담았다. ‘피식’ 경찰의 귀여운 면모도 중간 중간 담겨있었다.

“더하거나 빼거나가 없었다. 사실감있게 나왔다. 경찰관이지만 강력계 형사지만 러블리한 모습도 있지 않나. 영화 속에서 그렇듯 실제로도 그렇다. 경찰은 직업일 뿐이다. 유머러스한 분도 있고 과묵한 분들도 있고, 어느 조직이든 그런 모습이 있듯이. 더하거나 빼지 않고 가급적 사실적으로 보여주자고 했다. 그래서 언급한 그런 모습도 보여진 것 같다.”

Q. 형사들 섭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다.

“처음에는 통계적으로 사건이 많은 경찰서를 갔고, 경찰을 보면서 반응을 보고 이야기도 하면서 섭외 발품을 팔아서 했다. 소문을 따라가기도 했다. 부산 사상경찰서에 ‘부산 마동석’이 있다는 소문을 따라가기도 했다. 딱 보니 알겠더라. 이야기를 했는데 너무 수줍어하더라. 그래서 함께 하지 못했다.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주인공을 엄선했다.”

Q. 공개 직후 피드백은 없었나.

“엄청 매주 토요일마다 피드백을 받고 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중에 본인들이 하는 일이 드러나는 일이 아니고 보이지 않은 곳에서 소임을 하는 분인데 ‘아빠 멋있다’, ‘우리 아들 자랑스럽다’, ‘남편 멋있다’를 들었다고 하더라. 익숙하지 않았는데 가족들과 지인들이 보고 그런 이야기를 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반응을 했다. 또 개선해야 하는 부분도 다음에는 이렇게 하면 어떨까 이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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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웨이브


Q. ‘용이’한 거짓말 에피스도에서 범죄자를 쫓다가 막내형사를 태우지 못한 채 차가 출발하기도 했다. 이외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방송에 안 나간 에피소드 중에 부산 투캅스로 불리는 분이 있다. 동래 경찰서 분이 마약 수사를 해온 파트너다. 형사과장이랑 팀장인데, 이 두 분은 티키타카를 에피소드에 녹이고 싶어서 오랜 시간 투자했다. 그 분들은 부산이 다 사건이다. 걸으면서 찍다보면 정말 사건 이야기로 재미있고 좋은데, 캐릭터도 좋고 훌륭한 형사고. 근데 저희가 갔는데 사건이 안 나더라. 한달 기다리다가 올라가 보겠다고 했다. 저의 손을 잡고, ‘너희 때문에 사건이 안 났다 고맙다’고 했다. 근데 보름도 안 되서 진짜 큰 사건이 일어났더라.”

“또 강릉. 강릉 경찰서에 기획안을 들고 처음 간 날 형사과장님에게 기획안을 줬는데 유심히 째려보시더라. ‘이 사람을 어디서 봤지?’ 긴가민가했다. ‘누구지?’라고 생각하는 게 티가 났는지 과장님이 ‘나한테 조사 받았잖아’라고 하더라. 13년 전쯤에 한 목사가 장애인 감금하고 학대하는 취재를 하다가, 어린 마음에 담을 타고 갔다. 구출하겠다고. 하면 안되는데. 그래서 검거된 적이 있다. 원주경찰서에 강력팀장으로 계셨는데, 승진해서 강릉 경찰서 형사과장이더라. ‘사고 안 칠꺼지?’하면서 같이 제작하게 됐다.”

Q. 에피소드를 많이 놓쳤나.

“10분 1만 방송에 나갔다. 웨이브 방송 10회 계약을 했는데, 이야기를 버리기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3회를 연장했다. 그 안에 담겼고, 13부. 그곳 형사들이 사건은 소매치기 사건인데, 1~2회 사건보다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덜할 수 있는데 그 분들이 정말 짠내나게 고생하는 과정이 담겼다. 수사하는 과정은 웬만한 강력사건 못지않다. 연휴때 발생해서 온갖 CCTV를 찾아야하고 고군분투가 있다. 또 잠복하고 짠내 나는 극한 직업이었다. 경찰 공무원 복무 규정 1장이 있다. 13회 안에 규정 1장의 요소가 다 있다.”

Q. 앞서 경찰은 ‘국가수사본부’ 측에 피의자 조사 장면을 삭제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우리의 대원칙은 피의 사실 공표 문제, 공무상의 비밀 누설 문제 등에 원칙을 만들지 않는다였다. 이런 문제를 다룰 경우 방영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와 경찰의 합의이기도 했고, 동의했다. 첫 번째로 콘텐츠에 나오는 피고인은 유죄판결을 받은 분이다. 확정 판결은 아닌데 최소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직은 최종까지 재판 중이라서 고민해서 조사 장면은 대역을 사용했다. 피의자 대역이 있다고 공지도 했다. 사실 관계를 모르고 문제 제기를 누가 하셔서 경찰 쪽에서 삭제를 요청했다. 그래서 논의를 하려고 한다.”

Q. 마약, 살인 등 다양한 소재의 범죄가 등장했는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

“엽기적인 사건인 또 있는데 안 내는 거다. 살인 사건, 참혹한 현장의 사건으로만 ‘국가수사본부’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사건의 유형을 말하면 불편할 분들도 있는데, 살인사건은 하나만 해도 될 것 같았다. 다양한 범죄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모방 범죄의 우려도 있지만 피해 예방이라는 공익 목적도 있다. 보이스피싱, 마약 같은 생활 밀착 같은 범죄를 다뤄지길 바랐다. 그래서 곧 보이스피싱도 나갈 예정이다. 여러 유형을 해결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게 목적이다. 그걸 해결하는 경찰관의 마음, 과정, 생각을 다루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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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 배정훈 PD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웨이브


Q. 매주 에피소드를 묶는 방식이 있는가.

“회차마다 톤이 다르다. 콘텐츠마다 톤이 다르다. 경쾌한 톤도 있고 느와르 같은 경우도 있고. 누군감의 죽음을 다루는 슬픈 회차도 있고. 고생스럽고 짠내나는 회차도 있고. 성격이 다르다. 같은 패턴을 보면 지루할 수 있어서 변주를 주자고 생각했다.”

Q. ‘강릉블루스’, ‘용이한 거짓말’, ‘친절한 이웃’ 등 소제목이 임팩트가 있었다.

“사건 네이밍을 하면서 ‘그것이 알고싶다’처럼 사건 네이밍을 하는 걸 좋아하진 않았다. 양평 강도 사건 이런 네이밍을 관습적으로 하다 보니 그게 안좋다고 느꼈다. 그 프레임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제목을 다르게 하고 싶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막내 형사가 수사 현장을 따라다니는 것 같다’는 표현이 있었다. 그런 표현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제작진 카메라 위치가,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건의 중심으로 가고 변두리로도 가는 다양함이 있는데 ‘국가수사본부’는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고 관찰자에서 기록한다. 그런 제작을 했는데 그 댓글에 단 표현이 ‘이렇게 느낄 수 있겠구나’ 싶었다.”

Q. 15년 만에 제일 잘 만든 콘텐츠라고 평가했다.

“늘 시간에 쫓겼다. 사람이 느린데, 마무리하지 못하고 미완의 상태가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덜했다. 스토리의 결말을 봤다. 사법적인 판결까지 확인하고 냈다는 점도 있고. 교양 장르가 기동성이 필요해서 가벼운 장비로 다니는데 이번에는 영화를 촬영하는 시네마 카메라도 사용했다. 기사를 보시는 분들이 휴대폰이나 노트북으로 봤다면 TV로 다시 보길 권장한다. 저희 콘텐츠가 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4K로 촬영했다. 훨씬 좋은 질감으로 볼 수 있다. 정말 영화 같은 질감과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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