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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터뷰] “생성형 AI 도구 쓰면 코딩 모르는 초딩도 메타버스 게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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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스테파노 코라자 로블록스스튜디오 총괄이 20일(현지시각) 'GDC 2023'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샌프란시스코=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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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짜리 꼬마도 글만 적을 수 있으면 누구나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뚝딱’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코딩 한 줄도 작성 못 해도 상관없다. ‘빨간색, 2인용, 스포츠카’라는 단어만 적을 수 있으면 로블록스 생성형 AI가 게임상의 자동차를 바로 만들어준다.”

챗GPT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메타버스 세계까지 바꾸고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가 구상하는 미래 속 게임 개발은 누구에게나 열린 문이다. 코딩 관련 배경 지식이 전무한 일반인이 간단한 텍스트만 적으면 AI가 3차원(3D) 아이템을 바로 제작해준다. 이제 갓 코딩을 배우기 시작한 대학교 1학년도 코드 3줄만 입력하면 게임 완성을 위해 필요한 나머지 코드는 AI가 제공한다.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행사인 ‘GDC 2023′이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각) 만난 스테파노 코라자 로블록스스튜디오 총괄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게임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코라자 총괄은 실리콘밸리 3D 디지털 애니메이션 업계의 유명 인사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머신러닝(ML), 컴퓨터비전 분야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2008년 3D 컴퓨터 그래픽 기술 업체인 믹사모(Mixamo)를 창업하고, 이를 2015년 어도비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이후 어도비에서 증강현실(AR)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로블록스스튜디오 총괄직을 맡고 있다.

로블록스는 전 세계 588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게임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로블록스는 누구나 게임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가상현실을 구축했다. 이용자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게임 생성 툴인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활용해 자신의 게임을 만들어 배포할 수 있다. 다른 이용자가 아바타를 꾸미고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과금을 하면 게임상 가상통화 ‘로벅스’로 수익을 얻기도 한다.

로블록스스튜디오를 매개로 더 많은 이용자가 수익을 얻기 위해 더 많은 게임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이용자가 플랫폼에 몰리면서 이용자와 플랫폼 확장이 이뤄지는 것이 로블록스가 그리는 이상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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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스튜디오가 내놓은 생성형 AI 도구 '머터리얼 제너레이터'를 활용하는 이용자는 간단한 텍스트를 입력하고 3D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다./ 로블록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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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자 총괄은 로블록스의 선순환 수익 구조가 생성형 AI로 인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을 자발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일반인 개발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코라자 총괄은 “로블록스는 게임 소비자였던 이용자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 생산자가 되는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라며 “로블록스 이용자 중 절반이 13세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직접 제작하는 이용자는 18세 이상이 많았는데, AI로 게임 개발이 쉬워지면서 개발의 문턱이 낮아져 게임 크리에이터의 연령층이 보다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로블록스스튜디오는 이날 GDC에서 발표한 베타버전의 두 가지 생성형 AI 도구를 제시했다. 로블록스가 내놓은 첫 번째 텍스트 명령어 기반 생성형 AI인 ‘머터리얼 제너레이터(Material Generator)’는 이용자가 간단한 생성 명령어만 텍스트로 입력하면 AI가 3D 가상현실에서 작동 가능한 콘텐츠를 바로 코딩이 끝마친 상태로 제공하는 도구다. 마치 챗GPT에 재료를 넣고 에세이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면 10초 만에 답변이 돌아오듯, 초등학생도 ‘하얀색, 반짝이는, 큰 칼’처럼 자신의 의도만 잘 표현하면 된다. 이러한 3D 물체에 구체적인 질감까지 이용자가 입힐 수 있다는 것이 로블록스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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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블록스스튜디오는 코드를 완성하는 생성형 AI인 ‘코드 어시스트(Code Assist)를 초보 개발자를 대상으로 선보였다./ 로블록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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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를 완성하는 생성형 AI인 ‘코드 어시스트(Code Assist)’는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현재 활동 중인 크리에이터 중 일부 코딩 지식을 확보한 초보 개발자를 겨냥한 것이다. 개발자가 로블록스스튜디오 스크립트 에디터에 코드를 3줄 입력하면 AI가 이용자가 개발하고자 하는 게임을 완성할 수 있는 나머지 코드를 제안하는 형식이다.

코라자 총괄은 “유튜브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강의를 3개 정도 들은 사람도 아주 간단한 코딩만 소화 가능하다면 나머지 코드를 로블록스스튜디오 AI가 제공할 수 있다”라며 “지금은 코드 3줄을 미리 입력해야 AI가 맥락을 이해하고 대답을 제공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2줄, 그 다음은 1줄, 그 다음은 0줄, 즉 자연어로 이용자가 한 줄만 적으면 모든 코드를 AI가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했다.

그러나 챗GPT 열풍 속에 이미 많은 업체가 게임 개발을 위한 AI 툴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라자 총괄은 “로블록스스튜디오 AI 툴을 활용한다면 다른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로블록스 플랫폼에 클릭 한 번으로 AI가 만들어준 게임을 배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했다. 그는 “챗GPT도 간단한 게임 코드를 제공하고 이를 프로그램에 옮기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코드를 옮기는 귀찮은 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플랫폼 내에서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효율적이다”라고 했다.

AI를 활용한다면 추후 지식재산권(IP) 관련 문제는 없을까. 코라자 총괄은 “기술이 초기단계인 만큼 아직 회색지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라며 “음악 분야에서도 AI에게 ‘이 음악과 비슷한 음악을 만들어줘. 하지만 조금은 다르게’라고 말한다면 이를 완벽한 IP 침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라고 했다. 그는 “때문에 보다 철저하게 AI가 생성한 저작물을 포함한 로블록스 내 모든 콘텐츠에 대해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이소연 기자(soso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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