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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영상] 러 총격 당한 부부, "따라와" 쪽지 달린 드론이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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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지난해 6월 동부 격전지 하르키우의 소도시 이지움으로 부모님을 구하러 가던 중 길을 잘못 들었다가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았다. 오른쪽 사진은 남편이 총에 맞고 쓰러지자 아내가 지혈하고 있는 모습.〈사진=CNN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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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부모를 구하러 가던 중 길을 잘못 든 부부가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았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 이들 부부는 '따라오세요(Follow me)'라고 적힌 쪽지를 매단 우크라이나 소속 드론을 따라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시간 21일 지난해 6월 한 부부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하르키우의 소도시 이지움으로 부모님을 구하러 갔다가 길을 잘못들어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은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포격에 놀란 부부는 차를 버리고 도망가려고 했으나, 30m 거리에 진을 친 러시아군의 추가 발포가 이어지면서 옴짝달싹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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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이지움 들판에서 공격 받은 우크라 부부의 실제 영상. 〈영상=CNN 홈페이지〉


이 모습은 우크라이나군의 정찰 드론 카메라에도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영상에는 총에 맞은 남편이 흙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흘리는 모습, 아내가 수건으로 급하게 지혈하려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정찰 드론을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즉각 개입은 하지 않았습니다.

전면전으로 이어질 경우 이들 부부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대신 드론을 회수해 '따라오세요(Follow me)'라고 적은 쪽지를 매단 뒤 다시 부부가 있는 쪽으로 보냈습니다.

이를 본 아내는 드론을 따라 우크라이나군이 주둔하고 있는 안전지대까지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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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CNN〉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안전지대 밖으로는 나가지 못하게 하면서 남편을 구하러 갈 수는 없었습니다.

러시아군은 쓰러져 있는 남편을 구덩이에 던져 놓고 떠났습니다.

숨은 붙어 있었지만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겁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남편은 하룻밤 뒤 의식을 찾았고, 30~40분을 걸어간 끝에 우크라이나군 진영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머리, 가슴, 척추에 파편이 박혔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습니다.

이 사건의 가해자는 러시아 제1전차군 제2차량화소총사단 소속의 클림 케르자예프(25)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케르자예프는 보병전투장갑차를 몰고 정찰하던 중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 부부가 탄 차에 포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케르자예프는 우크라이나 형법 제438조에 따라 민간인 살해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리는 궐석 재판이긴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통해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세르히 볼비노우 하르키우 경찰 수사과장은 "정말 끔찍한 범죄"라며 "이 사건은 하르키우에서만 조사 중인 수백 건의 러시아 전쟁범죄 혐의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연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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