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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나는 신이다' 후폭풍, K팝 강타…탈교부터 보이콧까지[초점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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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발 후폭풍이 가요계를 덮쳤다.

‘나는 신이다’ 공개 후 가요계가 때아닌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인기 상승세를 달리던 그룹 DKZ(디케이지) 멤버 경윤이 부모에 이어 본인마저도 ‘나는 신이다’가 1회부터 3회까지 다룬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신도였다는 사실이 알려져 활동을 중단하다시피 한 데 이어,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는 ‘나는 신이다’가 재조명한 신나라레코드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시작됐다.

‘나는 신이다’는 JMS, 아가동산, 오대양, 만민중앙교회 등 ‘메시아’를 자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대한민국을 들썩인 ‘나는 신이다’로부터 시작된 여파는 예상치 못하게 연예계까지 미쳤다.

‘나는 신이다’ 공개 후 탈교인들이 모인 카페를 중심으로 JMS 교회 주소가 공개됐다. 이중 DKZ 경윤 부모가 운영하는 카페와 주소가 정확하게 일치한 곳이 있었고, 해당 카페를 다녀왔거나, 해당 카페를 알고 있는 팬들 사이에서 시작된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며 경윤 부모가 JMS가 보유한 건물에서 교회 겸 카페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당초 경윤은 소속사를 통해 “많은 분들의 제보와 방송 내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부모님이 정상적인 일반 교회를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방송 내용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라며 “가족들이 운영하던 업체는 즉시 영업을 중지함과 동시에 특정 단체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확인하여 탈교 및 향후 어떠한 관련도 없을 것임을 명확히 말씀 드린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나는 신이다’ 내용을 알고 경악했다”던 경윤마저도 JMS 청소년 신도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옷을 입고 멤버들과 라이브 방송을 하는 등 JMS의 독실한 신도였다는 증거가 속출했고, 결국 경윤은 뒤늦게 “가족들이 믿으니까 종교를 선택할 권리가 없었다. 정명석을 메시아라고 믿은 건 아니지만, 조금씩 세뇌당한 건 맞다. 하지만 성 상납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팬들과 멤버들에게도 포교한 적 없다는 경윤은 뒤늦게 자필 편지를 쓰고 “저의 미숙한 대처로 많은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렸다”라며 “과거에 큰 고민 없이 언급했던 말들이 더 큰 오해를 불러왔고 그 모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반성과 자책을 하고 있다. 많이 부족하고 모자란 저라서 너무 죄송하다”라고 팬들을 향한 사과를 전했다.

반면 DKZ 팬들의 공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속사 동요엔터테인먼트가 경윤을 향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 팬들을 공식 팬카페에서 활동 중지시켜 팬들의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는 중이다.

5회, 6회를 통해 다뤄진 아가동산은 아이돌 팬덤에 직격타를 날렸다. ‘나는 신이다’에는 경기도 이천에 아가동산을 만들어 신처럼 군림하던 김기순이 등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나라레코드가 김기순을 배불려준 핵심 수입원으로 거론됐다. 김기순은 신도들이 낸 돈으로 1982년 신나라레코드의 전신인 신나라유통을 설립했고,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는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쓸어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나라레코드는 1세대 아이돌 시절부터 현재까지 K팝 음반을 판매하며 아이돌 팬덤에서는 친숙한 이름이다. 지금도 수많은 그룹의 팬사인회, 포토카드 증정 및 사인 폴라로이드 추첨 등 각종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가요계에서 신나라레코드의 문제점이 지적된 것은 비단 어제 오늘만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신이다’가 ‘메시아’를 자처한 이들로 인해 피폐해진 피해자들의 삶을 명확하게 보여줬고 아이돌을 향한 진심어린 팬사랑이 사이비 종교를 배불려주고, 신도들을 착취하는데 사용됐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아이돌 팬덤이 “더이상은 안 된다”라며 ‘직접 행동’에 나선 것.

팬들은 신나라레코드 불매에 들어갔다. 팬 사랑이 사이비 종교 피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경각심에서 출발했다. 심지어 카카오톡 K팝 앨범 판매가 신나라레코드를 통해서만 이뤄진다는 사실도 공개되자 아이돌 팬덤은 ‘카카오톡 앨범 선물 금지’를 독려하는 움직임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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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에 이어 연예기획사도 움직임에 나섰다. 아이브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일 아이브의 공식 팬카페를 통해 4월 10일 발매 예정인 정규 1집 ‘아이해브 아이브’ 주요 판매처를 공지하면서 신나라레코드는 제외했다. 아이브에 이어 에이핑크 소속사 IST엔터테인먼트, 이채연의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도 신나라레코드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지 않았다.

신나라레코드는 주요 음반 판매사 중 한 곳으로,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빠지지 않았던 곳이다. 여전히 아이돌 음반을 판매하고 있지만, 연예기획사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음반 판매처 안내에서 제외하며 간접적 보이콧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신이다’는 아가동산이 공개 내용에 반발하며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다만 넷플릭스를 상대로 한 가처분은 취하했으나, 제작사인 MBC와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를 상대로 한 가처분 신청은 유지해 이후 파장이 어떻게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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