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에게 엄마도 '비밀로 하라'
20년 지나 성폭행 고소했지만…
[앵커]
20년 전, 여덟 살 어린이가 학교 운동장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작은 단서를 가지고 범인을 찾고 있지만, 그때처럼 지금도 쉽지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조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전 8시 반 등교길이었습니다.
교실 건물 앞에 파란 1톤 트럭이 서 있었습니다.
[피해자 : 트럭이 들어와서 정차를 한 거죠. 아픈데 차에 좀 타줄 수 있냐…]
1학년 여자아이는 어른 말을 믿었습니다.
차에 탔고 성폭행 당했습니다.
아이는 울면서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어른들이 도와줄 거라 믿었습니다.
[피해자 : 다짜고짜 저한테 혼을 내셨어요. 왜 지각을 했냐고… '너 그 차에 왜 탔냐' 그러셨어요.]
'오늘은 집에 가라' 고만 했고 그 뒤 조치는 없었습니다.
엄마도 우는 아이에게 '비밀로 하라'고 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공론화를 하면 소문이 나니까 결국은 우리 아이한테 불리해지잖아요.]
어른들이 나쁜 일을 바로잡아 줄 거란 믿음은 깨졌습니다.
그 뒤 20년, 그 순간을 곱씹고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피해자 : 보시면 창문이 이렇게 많잖아요. 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 데 아무도 신고를 안 하고…]
28살이 된 아이, 지난해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수업이 시작된 뒤 트럭이 운동장에 주차했던 점을 주목했습니다.
[피해자 : (학교 안에 트럭이 들어왔다면) 공사했던 과거 기록이라든가 아니면 농수산물 납품 아니면 우유 납품…]
학교와 교육청에 협조 요청했지만 이번에도 어른들은 제대로 돕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 관계자 : 2003년도 자료가 없어가지고 저희가 이걸 확인해 드리기가 어려워요.]
선생님에게 '왜 날 내버려 뒀냐'고 묻고 싶었지만 만나기를 거절했습니다.
8살 기억에서 갇혀 살아온 이 여성.
단지 바라는 건 어른들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입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조소희 기자 , 김재식, 이현일, 백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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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년 전, 여덟 살 어린이가 학교 운동장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작은 단서를 가지고 범인을 찾고 있지만, 그때처럼 지금도 쉽지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조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전 8시 반 등교길이었습니다.
교실 건물 앞에 파란 1톤 트럭이 서 있었습니다.
[피해자 : 트럭이 들어와서 정차를 한 거죠. 아픈데 차에 좀 타줄 수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