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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2시간 기다려 등록…애플페이 편의점서 개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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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출시 첫날 등록 100만건 넘겨

비자카드 오류·승인 문자 지연…“해결 중”

편하긴 한데…사용자들 “생각보다도 쓸 곳 없네”

경쟁사 삼성페이, 일정 앞당겨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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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애플페이의 한국 서비스가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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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도입 첫날 등록 100만건을 넘겼다. 가입자가 몰리며 서비스 불편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편리성에는 높은 점수를 줬지만, 적은 가맹점 숫자와 교통카드 이용 불가를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경쟁사는 일정을 앞당겨가며 빠르게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첫날 아침에만 17만명…서비스 불편은 계속

전날 애플페이 서비스 등록·결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용자가 한 번에 쏠리면서 발생한 오류라는 게 현대카드 설명이다. 비자(Visa)로 발급된 현대카드 애플페이 결제 시 간헐적 오류가 나타나는 현상은 22일까지 계속되고 있다.

현대카드로부터 사용 승인 문자를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거나, 튕기는 현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 기기에 카드를 등록한 뒤 현대카드에서 사용 승인 문자를 받는 과정을 거쳐야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4·여)씨는 “전날 점심때쯤 현대카드를 등록하고 새벽 2시 승인 문자를 받았다. 오늘 아침 확인해보니 등록이 안됐다고 하더라. 다시 신청해서 2번만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른 사용자 역시 전날 오전 10시 신청해 22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8시에 승인 문자를 받았다. SNS상에서는 “문자가 안 와 아직도 애플페이를 못 쓰고 있다”, “12시간만에 문자를 받았다”고 불편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비자카드 오류는 해결 수순이다”면서 승인 문자 문제에 대해 “너무 많은 사용자가 몰려 교통체증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중으로 오류 해결이 끝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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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사용 승인 문자를 받고도 등록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음날 또다시 등록 신청한 사용자의 사례.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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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기다린 소비자들…“애플페이 쓰고 싶어 괜히 돈 썼다”

오류에도 불구하고 첫날 등록 건수는 100만을 넘겼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이날 오전 SNS에 글을 올려 “21일 오후 10시 기준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애플 측이 ‘역대 최고 기록(Highst record ever)’이라고 표현했다”며 “최고 기록이라는 뜻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과 의미는 천천히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열린 애플페이 출시 기념 간담회에서 “오전 10시까지 가입자가 17만명을 넘어섰다”고 발언했다.

애플페이 가맹점에 등록된 서울 종로구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생 김모(27)씨는 “어제는 새로 발급받고 신기해서 쓰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체감상 오늘은 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만난 최모(70.여)씨는 “고객 30~40% 정도가 애플페이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애플워치를 가져다 대면서 ‘와 된다. 신기하다’고 좋아하는 손님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 유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오랫동안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를 기다려온 아이폰 유저들 사이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해보고 싶어서 살 것도 없는데 괜히 돈을 썼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빠른 결제 속도가 만족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애플 기기 측면 버튼(터치 ID 기기는 홈버튼)을 두 번 누른 뒤 아이폰이나 애플 기기를 NFC (근거리무선통신) 결제 단말기에 바로 대지 않아도 되고 일정 거리까지만 대도 결제가 완료된다. 직장인 이모(27)씨는 “1초 만에 결제가 끝나더라. 다른 결제 서비스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느꼈다”며 “돈을 쓴다는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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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 건물에서 현대카드 관계자가 애플워치로 애플페이를 사용해보고 있다. 애플워치를 단말기에 직접 대지 않고 가까이 가져가기만 해도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가 끝나면 화면에 ‘완료’ 문구가 뜬다. 사진=정진용 기자



교통카드 불가·적은 가맹점…반쪽짜리 지적도

교통카드가 되지 않고 사용 가능한 가맹점이 적다는 점은 맹점이다. 애플페이를 교통카드로 쓰려면 티머니, 캐시비와 같은 교통카드 회사가 별도로 애플과 직접 계약을 맺어야 한다.

삼성페이는 국내 거의 모든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은 300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모두 삼성페이 결제 방식인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단말기를 쓴다. 반면 애플페이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가맹 브랜드가 편의점과 백화점, 마트, 커피, 외식 등 12개 부문 125곳이다. NFC 단말기를 보유한 가맹점은 전체의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한 듯 정 부회장은 전날 이벤트에서 “가맹점 브랜드를 빠르게 늘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직장인 김모(25·여)씨는 “애플페이가 출시되고 기대가 높았는데 막상 발급받고 보니 쓸만한 가맹점이 많지 않다. 특히 스타벅스가 빠져 있어서 아쉬움이 크다”면서 “당분간은 실물 카드를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다. 간편결제 장점이 지갑이 없어도 된다는 건데, 사실상 장점이 없다고 봐야 하는 게 이닌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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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삼성페이로 네이버페이 온라인 가맹점 간편 결제가 가능해진다. 삼성전자


삼성페이 “23일부터 네이버페이와 연동”

애플페이 도입 소식에 2달 전 미리 현대카드를 발급았다는 IT계열 직장인 윤모(30)씨는 “일본에서 살 때 애플페이를 편리하게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에서는 사용하지 못해 그동안 아쉬웠는데 참 반갑다”면서 “동네 편의점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자주 가서 애플페이를 잘 사용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통카드 기능과 가맹점 수가 적은 게 가장 아쉽다. 만약 타지역에 갔을 때 가맹점이 별로 없는 경우가 생긴다면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해외결제에서 마스터카드 브랜드만 지원하던 삼성페이는 이달 말부터 비자카드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삼성페이 통한 버스 탑승권, 학생증 제시 기능 추가하기로 했다. 또 23일부터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간편결제 연동 서비스를 시작한다. 당초 밝힌 서비스 시점보다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삼성페이 사용자는 55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한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오프라인 결제도 이달 중 시행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카카오페이와도 간편결제 상호 서비스 연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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