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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극우' 꼬리표 뗀 멜로니 "우크라 지원이 정의…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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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지율 하락에도 '개의치 않는다' 확고

젤렌스키 만나 "우크라 패배해선 안돼" 응원

“우크라이나 국민은 우리 문명의 기반이 되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위해 싸우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취임 당시만 해도 ‘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지도자’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쏟아졌으나 이를 완전히 불식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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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가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키이우=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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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이날 상원에서 이탈리아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23∼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데, 이 회의에선 침략자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및 우크라이나를 위한 지원 강화 등이 주로 논의될 예정이다.

멜로니 총리는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은 국가적 가치와 이익 측면에서 옳은 일이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라며 “공격받는 국가를 돕기 위해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을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는 이날 “정부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부터 반전을 외치고 평화협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2월 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민의 무려 45%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반대했고 찬성은 34%에 그쳤다. 심지어 멜로니 총리가 속한 여당 이탈리아형제들(FdI) 지지층조차 47%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멜로니 총리와 FdI는 집권하기 전 친(親)러시아 성향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이민에 적대적이고 EU를 향해서도 회의적 시선을 보내 ‘극우’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멜로니 총리 내각이 정식으로 출범하자 프랑스 등 이웃나라들은 “이탈리아에서 무솔리니 이후 최초로 극우 지도자가 탄생했다”며 “EU 역내 3번째 경제대국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염려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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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이탈리아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로마=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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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로 판명났다. 집권 후 처음 브뤼셀 EU 본부를 방문한 멜로니 총리는 “나는 여러분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화성인이 아니다”라는 말로 자신에게 덧씌워진 ‘극우’ 이미지를 불식했다. 프랑스 등 이웃나라들과의 관계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몸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다른 유럽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함께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또 주요 7개국(G7)의 일원답게 “군사와 재정, 민간 지원 등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통큰 지원을 약속했다. 멜로니 총리는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 외교 무대에 공식 데뷔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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