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성광 감독 “‘웅남이’ 꿈의 실현, 영화로 즐거움 드리고파”

코미디언 박성광, 장편 상업 영화 첫 도전
“‘웅남이’ 박성웅 생각하며 쓴 시나리오”

박성광이 첫 장편 상업영화 ‘웅남이’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CJ CGV

코미디언 박성광(42)이 피땀 눈물을 담아낸 ‘웅남이’를 통해 장편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박성광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영화 ‘웅남이’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좌충우돌 코미디를 담았다. 단군 신화를 모티브로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쌍둥이 곰이라는 신박한 설정을 녹여냈다. 대학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한 뒤 단편 영화 ‘욕’ ‘슬프지 않아서 슬픈’ 등을 연출한 그는 ‘웅남이’로 첫 상업영화에 도전했다.

그는 ‘웅남이’ 개봉을 앞두고 “요즘 잠을 못 자고 일찍 일어난다. 눈 살짝 떴을 때 다시 잠들어야지 하다가도 영화 생각이 지나가면 다시 못 자는 거다. 즐기자고 긴장하지 말자고 되새겼는데 시사회 때도 너무 긴장되더라. 봉준호 감독님도 본인 영화 시사회에서 보다가 중간에 나갔다고 했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되더라. 아쉬운 장면이 다시 보이니까 여러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첫 상업영화를 완성하는 과정을 쉽지 않았다. 박성광은 “감독은 다 힘든 거라고 했는데 머리에 구멍이 났더라. 괜찮지 않았나 보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촬영 중간에는 탈장까지 됐다”고 고백했다.

체력적인 만큼이나 편견을 이겨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는 “진짜 심적으로 힘들었다. 다 나의 적인 것 같고 나 혼자 일하는 것 같고 자격지심도 있었고 자존감도 떨어졌다. 그래서 배우들에게도 실수를 많이 했다. 잘하고 싶으니까. 어느 정도 촬영하고 다 생각이 있다고 보내드렸는데, 안 찍은 신이 있어서 다시 돌아오게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동안 작품이 엎어지고 하면서 사람들이 절 시험하는 게 느껴지더라.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연구했는지 건드려보는 게 느껴졌다. 저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잘 모르고 부족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 저의 영화지만 여러분 영화기도 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 그렇게 인정하고 들어가니까 다들 도와주더라”며 ‘웅남이’를 함께해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성광이 ‘웅남이’를 함께해준 박성웅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CJ CGV

무엇보다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준 박성웅에게 감시 인사를 전했다. ‘웅남이’는 박성광이 예전부터 인연이 있던 배우 박성웅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다.

박성광은 “저는 이걸 쓰면서 다른 사람을 생각한 적이 없다. 시나리오를 다시 썼으면 썼지, 다른 사람을 캐스팅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며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 형님이 스케줄 없을 때 타이밍을 보고 부족하지만 바로 연락을 드렸다. 형님 아니면 안 하겠다고 했더니 좋아하더라. 바로 집 앞으로 찾아가 대본을 드렸는데, 읽어보고 바로 연락을 주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헤어지고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안 왔다”고 박성웅 캐스팅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운전해서 집에 가는데 엄청나게 막혔다. 비까지 오길래 안 좋은 일이 계속 생긴다 싶었다. 그때 형님 이름이 떴다. 4일째였다. 목소리가 안 좋길래 거절하는구나 싶어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그런데 형님이 같이 수정해보자고 했고, 그 순간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뚫리고 비도 그쳤다. MSG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웅남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힘들었던 점도 밝혔다. 그는 “제가 쓰고 제가 연기하는 개그 무대는 대본이 허술해도 상관없다. 제가 다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영화 대본을 쓸 때는 다른 사람이 연기할 수 있게끔 써야 하지 않나. 그게 어렵더라”며 “코미디 영화니까 얼마나 잘하나 보자는 시선으로 보니까 부담이 컸다. 시의성도 문제더라. 개그 무대를 할 때는 화제가 되는 것들을 비틀거나 트렌디하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데, 영화는 2년 뒤 개봉할 수도 있더라. 그런 게 힘들더라”고 털어놨다.

계속해서 “‘웅남이’는 코미디 영화지만, 결국엔 드라마다. 코미디는 양념이고 필수 요소지만 적재적소에 들어가야 빛을 발한다. 억지 같거나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집중도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많이 덜어냈다”고 강조했다.

박성광이 코미디와 영화로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사진|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CJ CGV

마지막으로 박성광은 “저 때문에 개그맨 후배들이 다시 영화감독을 못 하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 저도 몇 번 엎어진 경험이 있다. 박성광이라는 이름만 듣고는 투자를 철회하기도 하고, 그래서 더 자격지심이 생겼다. 그래서 직업을 숨길까 했는데, 코미디언으로서 자부심이 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더라. 그래서 술 먹으면서 운 적도 있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영구와 땡칠이’ ‘우뢰맨’ 같은 영화 아니냐고 하더라. 그 영화가 어떻냐. 그거야말로 편견이다. 저는 그 영화를 보고 감독을 꿈꿨고. 개그맨의 꿈을 키웠다”고 재차 진심을 토로했다.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걸로도 웃음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로도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좋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코미디언 시험 볼 때도 그렇게 말했어요. 저의 꿈은 여전히 똑같습니다. 웃음만이 즐거움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코미디언이 되려고 했던 것과 영화감독이 되려는 이유가 비슷해요. 영화는 제게 막연한 꿈이었고, ‘웅남이’는 제 꿈의 실현입니다. 부족하지만 관대하게 봐주세요. 마음 놓고 편하게 즐기고 재미있게 웃다가 극장을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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