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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옐런, 결국 추가 예금보장”···“시장, 3월 0.25%p에 무게”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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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첫 날 회의가 시작된,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필요 시 소형 은행에 추가 예금 보장을 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1.58%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30%, 0.98% 뛰었는데요. S&P는 4000선을 재돌파했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연 3.6%대까지 올랐고 2년 물도 장중 4.2%를 넘었는데요. 2년 물은 2009년 6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이죠.

이날 옐런 장관은 추가 예금보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옐런의 지원사격에 어제 47% 내렸던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29.47% 올랐는데요. 퍼스트리퍼블릭에 돈이 물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브라이언 모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CEO 등은 이날 워싱턴에서 만나 향후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고 하죠.

유럽에서는 금융당국이 조건부자본증권(AT1)의 변제순위가 주식보다 앞선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불안감이 어느 정도 잦아들었는데요. 오늘은 옐런 장관의 발언과 월가의 관심이 쏠려있는 3월 FOMC, 증시 전망을 전해드립니다.

“美, 작은 금융사 뱅크런 시 예금보장 조치”…CNBC “페드 서베이, 응답자 72% 3월 0.25%p 인상 전망”
우선 옐런 장관의 발언부터 보죠. 이날 옐런 장관은 “지금까지 우리가 취한 조치는 특정 은행이나 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더 넓은 미국 은행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며 “소규모 은행이 예금인출 사태를 겪어 이것이 전염될 우려가 있는 경우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가 영업정지를 당한 뒤 미 당국은 이례적으로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통해 전액예금보장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작은 은행들에서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이 일어나면 사실상 동일한 지원을 해주겠다고 한 건데요.

현재 대형 은행은 뱅크런이 없습니다. 되레 예금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죠. 옐런 장관은 지원 대상을 소규모 은행이라고 한정했지만 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사실상 모든 은행의 예금을 전액보장해주겠다는 뜻입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옐런의 발언은 당국은 다른 은행에도 필요할 경우 같은 조치(예금보장)를 해줄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는데요.

옐런 장관 역시 “대형 은행들은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는 중소형 은행들도 마찬가지”라며 지역은행을 보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옐런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금융권이 300억 달러를 퍼스트리퍼블릭뱅크에 공동예금하는 방안을 주도했는데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뒤에도 퍼스트리퍼블릭이 흔들리자 더 큰 카드를 뽑아 든 셈인데요.

이번 선언으로 사실상 뱅크런은 크게 줄어들 겁니다. 어떻게 보면 실질적인 효과가 크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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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예금보장에 관한 한 옐런도 생각이 오락가락하긴 했습니다. 그는 SVB와 시그니처 전액예금보장 뒤 16일 “모든 예금이 보장되는 건 아니”라고 한 발 뺐는데요. 이번에도 대형은행은 뺐으니 입장을 바꾼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누가 봐도 상황이 나빠지니 돌아선 꼴입니다.

옐런 장관의 발언에 앞서 블룸버그는 “정부가 위기가 확산할 경우에 대비해 모든 예금을 보장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의회 허락없이 재무부 장관이 쓸 수 있는 외환안정기금(Exchange Stabilization Fund)을 활용하겠다는 거라고 합니다. 이 또한 우회로죠.

관심은 재무부의 지원사격이 내일 있을 3월 FOMC와 관련이 있을지 여부인데요. 옐런 장관이 회심의 카드를 FOMC 하루 전에 내놓았을 때는 내일 금리인상에 지역은행들이 흔들릴 수 있으니 그 전에 손을 썼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당국자들은 어떤 정책을 펼 때 부작용이 예상되면 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일을 먼저 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부동산 대출을 줄이고 싶을 경우 은행 창구를 막으면 사람들이 2금융권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2금융권부터 요건을 강화한 뒤 은행에 대출을 줄이라고 하는 건데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CME 페드워치 상 이날 낮3시21분 현재 3월 0.25%p 금리인상 확률이 83.4%입니다. CS 사태 이전보다 높죠.

미 경제 방송 CNBC가 FOMC 때마다 발표하는 ‘페드 서베이(Fed Survey)’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0.25%p 금리인상을 점쳤는데요.

확실히 인상론자들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경우 “상황이 생각보다 더 안 좋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고 봅니다. 제프리 래커 전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런 이유를 들어 “연준이 0.25%p 올려야 한다”고 했죠.



“지역은행, 예금보장에도 올해 상업용 부동산 대출만기 2700억 달러”···“연준, 3월에 금리 올려도 도비시 인상 가능성”

하지만 반대파도 여전합니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불확실성 때문에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위기에 따른 대출감소가 금리 1.5%p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3월 0.25%p 인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논란이 많습니다. 제프리 유 뉴욕멜론은행의 선임 시장 전략가는 “도비시 인상이냐 매파적 중단이냐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보기도 했는데요. 상황이 복잡한 것은 맞습니다.

최종금리(terminal rate·터미널 레이트)도 그렇죠. CNBC 페드 서베이 내용을 좀 더 보면, 최종금리 전망치가 6월 5.20%(중앙값)로 조사됐습니다. 앞으로 FOMC는 3월 외에 5월과 6월 두 번 더 남긴 했는데요. 응답자의 86%는 연준이 7월부터 금리를 내리거나 동결할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종금리로 5.25~5.50%를 고수하고 있는데요.

반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3월과 5월 각각 0.25%p씩 금리를 올린 뒤 6월부터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미 창 록펠러 글로벌패밀리오피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 발 더 나가 “연준이 3월에 금리를 0.25%p 올려 시장에 (미국 경제가 괜찮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으로 보지만 동시에 금리인상이 끝났다는 신호도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건데요. 블룸버그도 “수요일의 금리인상은 아마도 연준의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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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일 FOMC는 △3월 금리인상 여부 △최종금리 수준 △기자회견에서 파월의 톤과 메시지 △금융안정과 인플레이션 억제 목표를 어떻게 동시에 달성할지 △성장률과 실업률, 물가 같은 경제전망과 포워드가이던스(사전안내) 등이 핵심이 될 것 같습니다.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거시 데이터는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준은 걸으면서도(인플레 대응) 껌을 씹을 수 있다(금융안정)는 점을 설명해야만 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울프리서치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강행하면 추가적인 금융 불안을 감수하는 것이고 동결한다면 인플레이션 대응에서 더 뒤쳐질 것”이라며 “이것이 연준이 현재 갖고 있는 근본적 문제점”이라고 짚었습니다. 둘 다 만족스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어쨌든 은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긴축을 더하게 되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만큼은 사실인데요. 조셉 라보르냐 SMBC 니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지속적인 매파 성향은 성장을 해치고 심각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인다”고 강조했죠.

페드 서베이에서도 응답자의 55%는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르면 9월부터 시작해 8개월 정도 지속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상업용 부동산인데요. 그동안 경기가 둔화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얘기가 많았는데 지역은행 위기와 맞물리면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거죠.

데이터 업체 트랩에 따르면 미국 중소은행들은 임대 아파트 모기지를 포함해 약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중 2700억 달러가 올해 만기라는데요. 지난달 상업용 모기지담보부증권(MBS) 연체율이 3.12%로 한 달 새 0.18%p 증가해 2020년 6월 이후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BofA, 펀드 매니저 31% 신용위기가 최대 위험”···“증시 랠리 ①위기극복 뒤 성장기대 ②단기유동성에 주가 하락 어려워”

예금이 보장된다고 해도 부실이 생기면 증자에 나서야 합니다. 경영 상황이 나빠진 지역은행이 돈줄을 죄면 상업용 부동산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잘 넘어가면 좋겠지만 상황이 쉽지 않을 수 있죠. 코로나19 이후 사무실 복귀가 늦어지고 있고 정보기술(IT)과 대기업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구요. 토마스 피스코르스키 콜롬비아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대출자 중 상당 수가 돈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MBS 쪽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2월 기존주택가격도 전년 대비 기준 11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권 불안이 8조 달러 규모의 MBS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시장은 은행들이 채권을 팔아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연장선에서 시장에서는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지역정부 채권을 많이 갖고 있다는 점을 걱정스럽게 봤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갖고 있는 지역정부 채권이 194억7100만 달러(약 25조4500억 원)가량 되는데요. MBS는 105억5300만 달러 정도입니다.

지역은행 상황은 두고두고 2차, 3차 파급효과를 지켜봐야 하는 사안인데요. 지역경제 둔화 가능성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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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이날 바클레이스와 JP모건체이스가 레버리지 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가 월가에서 흘러나왔는데요. 레버리지 대출은 투기적 등급 회사의 채무재조정이나 인수합병 등에 자금을 대주는 것인데 그만큼 금리가 높습니다. 당장 바클레이스는 이네오스 엔터프라이즈에 제공하기로 했던 8억8300만 달러의 대출을 철회했는데요. 블룸버그는 레버리지 대출이 미국에서는 2015년, 유럽에서는 2016년 이후 최저라고 했죠.

이제 증시 상황 보겠습니다. 토마스 피터피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회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강세는 개인투자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라며 “이들은 주식으로 돌아섰다. 지난 한 주 동안 인터랙티브 브로커를 통해 약 15억 달러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는데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시행된 BofA의 글로벌 펀드 매니저 조사에서는 응답자 212명 가운데 가장 많은 31%가 시장에 가장 큰 위험요소로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용위기(미국 부채 또는 선진국 부동산 문제)를 꼽았다고 합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25%, 매파적 중앙은행이 15%로 뒤를 이었는데요. 1년 내 침체 가능성은 42%로 전달(24%)보다 크게 높아지면서 비관론이 퍼지고 있습니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는 지금의 증시 랠리를 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하나는 투자자들이 우리가 작은 위기를 지나가고 있으며 이 문제를 이겨내면 경제가 다시 꽤 상당히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다른 하나는 여전히 위험하지만 당국이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쏟아 붓고 있어 주식시장이 하락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8일 기준 연준의 대차대조표상 총자산은 8조3422억8300만 달러였는데 15일에는 8조6393억달러로 약 2970억 달러 불어났는데요.

확실히 CS 위기 이후에는 각국 정부의 발 빠른 사태 수습에도 약한 곳이 계속해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내일 있을 3월 FOMC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는데요. 3월 FOMC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과 설명은 꼭 ‘3분 월스트리트’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방송에서 찾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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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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