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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G7 중 마지막으로… 기시다, 우크라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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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략 단호하게 거부”

日·G7, 흔들림 없는 지원 강조

2차 세계대전 후 전쟁국 첫 방문

안전 확보 문제로 극비리 진행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세계일보

공동묘지 찾아 헌화 주요 7개국(G7) 정상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러시아군의 민간인 집단 학살이 벌어진 키이우 인근 부차의 공동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부차=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2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은 주요 7개국(G7)의 마지막 정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재확인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밀착을 과시하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방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대립 구도가 보다 날카로워지는 양상이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대에 응해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일어난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인내에 경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일본과 올해 일본이 의장국을 맡은 G7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원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단호하게 거부한다”며 “법의 지배에 기초한 국제 질서의 수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에서 22일 예정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NHK방송은 “기시다 총리는 G7 의장국으로서 러시아에 대한 엄격한 제재 등 국제사회의 결속을 촉구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부흥 등에 대해 일본이 최대한의 지원을 계속해 갈 것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전쟁 중인 국가 혹은 지역을 방문한 일본 정상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한 마지막 G7 정상이다.

올해 G7 의장국인 일본은 그간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모색해 왔다. 오는 5월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정세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방안 모색이 중요 의제이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1월 기시다 총리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을 요청했다.

그러나 안전 확보가 어렵다는 게 걸림돌이었다. 다른 나라 정상은 자국 군대나 특수 기구의 경호를 받았으나 일본은 자위대가 외국에서 총리 경호를 담당할 수 있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 또 국회 회기 중 총리가 외국을 방문하려면 국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관련 정보가 새어나갈 우려도 컸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의 강한 의지에 따라 극비리에 우크라이나 방문이 진행됐다. 기시다 총리는 애초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인도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전세기를 이용해 이날 오전 7시40분쯤 폴란드에 도착했다. NHK는 “수행 직원도 최소화해 정보 관리를 철저히 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 본인은 인도 방문 직전 ‘폴란드를 경유해 키이우에 들어가는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지만 “무슨 근거로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얼버무렸다. 민영 FNN방송은 “이번 방문의 경호계획을 만들면서 사전에 미국 등에 협력을 구했다”며 “한 관계자는 ‘협의가 아슬아슬할 정도로 난항을 겪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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