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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대장동 일당’ 돈 심부름한 정민용 “김용 간 뒤 1억 든 쇼핑백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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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민용 변호사가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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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정치자금 8억여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3월21일 재판에는 김씨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본부장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정민용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전략사업실장(변호사)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씨는 ‘대장동 일당’인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다. 정씨가 남씨로부터 돈을 받아 유씨에게 줬고, 유씨가 김씨에게 전달했다는 게 검찰 주장이다(남욱씨→정민용씨→유동규씨→김용씨). 정씨는 본인이 증언한 행위(정치자금법 위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정씨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시절 ‘대장동 일당’인 남씨로부터 생활비 총 2억7000만원을 받았다고 검찰 수사에서 진술했지만 이 돈과 관련해서는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약 8억원을 정치자금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변호사)이 증인으로 나와 ‘자금이 전달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씨는 ‘정씨 증언은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는 21일 김씨의 정지차금법 위반 사건 재판을 열고 정씨 증언을 들었다. 김씨는 2021년 4~8월 사이 4차례에 걸쳐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대선 경선자금’ 명목으로 총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앞선 재판에서 남욱씨→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본부장→김용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중간에 있는 유씨는 ‘김씨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증언했고, 김씨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공방을 벌였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정씨는 ‘남욱씨→유동규씨→김용씨’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서 남씨와 유씨 사이의 놓여 있는 인물이다.(‘남욱씨→(정민용씨)→유동규씨’). 정씨는 이 돈을 남씨의 요청으로 유씨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 정씨는 남씨 대학 후배다.

증인으로 나온 정씨는 “2021년 2월 이전에 (김용이) 유동규에게 대선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자신이 네 차례에 걸쳐 유씨에게 건넨 돈(‘남욱씨→본인→유동규씨→김용씨’)이 김씨에게 전달됐을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정씨는 특히 2021년 4월 말 유씨의 사무실로 돈을 가져갔을 때 김씨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한약 쇼핑백에 담긴 1억원을 유씨에게 전달하면서 ‘약 가져왔습니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유씨는 고문실 책상 위에 쇼핑백을 올려놓으며 ‘(김)용이 형이 올 거야’라고 말했다. (김씨가) 5~10분 (고문실에) 있다가 나간 것으로 기억한다. (김씨가 고문실에서 나간 뒤) 고문실에 들어갔을 때 돈 상자(한약 쇼핑백)가 없었기 때문에 (김씨가) 받아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

재판부는 정씨에게 “(김씨 옷 속에) 돈을 숨겨서 볼록하게 가져가는 모습을 본 적 없나”라고 물었다. (*지난 16일 재판부는 현금 1억원을 숨겨 나갈 때 옷이 얼마나 불룩해지는지를 검증했다.) 정씨는 “(김씨가 나갈 때는 사무실에) 블라인드가 쳐져 있어서 상반신을 못 봤다”고 답변했다.

정씨는 △6월 초순 5억원 △6월 하순 1억원 △8월 초순 1억4700만원 등을 유씨에게 전달할 때의 경위와 상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다만 이때는 4월과는 달리 유씨에게 돈을 건넬 때 김씨가 방문했다는 등 김씨가 돈을 건네받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할만한 정황이나 간접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씨 쪽은 반대신문에서 “유동규와 김용이 전화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지만 스피커폰으로 통화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씨가 유씨에게 정치자금 20억원을 요구했다는 것은 정씨가 직접 들은 내용이 아니지 않느냐’라는 취지다. 정씨는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들은 기억은 없고, (전화기 너머로 김씨) 목소리가 들리지는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다만, ‘그런 취지로 유씨가 나에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직접 신문 기회를 얻어 정씨에게 물었다.



“검찰 조서 보면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날에 관해) 김씨가 온 것 같지만 기억력에 한계가 있다’고 진술했는데, (오늘 이렇게 증언하는 게) 말이 되나?”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실질적으로 다 기억하고 있지만 저때(검찰 조사 때)는 기억을 헤매고 있었다.” -정민용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전략사업실장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열린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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