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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타격감은 최상인데…외야로 나가는 강백호, '공수겸장'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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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부터 맹타 계속…조만간 시범경기서 '외야 수비' 시험대

외야 수비 '평타'만 쳐도 가치 급등…KT 야수 운용폭도 넓어져

뉴스1

KT 위즈 강백호.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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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타격감은 여전히 최고다. KT의 간판 타자 강백호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부터 이어져 온 감각을 리그에서도 이어가는 모양새다.

문제는 수비다. 최근 1년 간 '지명타자'로만 나섰던 그가 수비수 임무도 맡게 되는데 그래도 익숙한 1루수가 아닌 외야로 나간다. 외야수는 3년 만이다. 선수 개인의 장래를 위해서도 KT 팀에게도 중요한 결정이다. 강백하고 어느 정도의 수비 능력을 보여줄 것인지, 그러면서도 현재의 타격 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건이 될 터다.

강백호는 22일 현재까지 2023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출루율 100%'를 기록 중이다. 비록 2경기에만 출장했지만 5타석에서 3타수 3안타 2볼넷의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볼넷은 상대가 사실상 도망가는 피칭을 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강백호의 타격감은 3월 WBC부터 이어진 것이다. 비록 호주전에서 세리머니 도중 황당한 주루사를 당해 논란이 됐으나 그와 별개로 강백호의 성적은 대단했다. 4경기에서 14타수 7안타(0.500)에 2타점 3득점. 대표팀이 조기 탈락했고 강백호도 마음 고생을 겪었지만 실력만큼은 확실했다.

그랬던 강백호가 소속팀에 돌아온 후 외야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강철 감독에게 외야수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고, 이 감독이 이를 수락했다.

고등학교 시절 포수와 투수, 내야수, 외야수 등 전천후로 활약하던 그는 프로 입단 후 타자에만 전념하면서 포지션을 외야수로 고정했다. 하지만 '천재' 수식어를 듣던 타격 능력과는 대조적으로 수비는 매우 불안했다.

이 감독이 부임한 2020년 이후로는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비교적 수비 부담이 덜한 포지션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으로 1루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지만 수비 평가는 여전히 '낙제점' 수준이었다.

2022년 박병호가 영입된 이후로는 지명타자로 자리가 굳혀졌다. 박병호는 타격 뿐 아니라 빼어난 수비 능력으로도 각광을 받는 1루수였기에 당연한 수순이었다. 강백호 스스로도 여러차례 부상을 당하면서 1루수 경쟁을 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소속팀부터 WBC 대표팀에서까지, 지명타자로 굳어지는 듯 했던 강백호의 포지션은 강백호 스스로가 다시 깼다.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지명타자'로 굳어지는 것 자체가 본인에게 '마이너스'다. 타격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더라도 '반쪽 선수'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닐 수밖에 없고, 팀 내 활용도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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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수로 뛸 당시의 강백호. /뉴스1 DB ⓒ News1 남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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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가 다시금 외야수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데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었다. 당장 1루 수비로 박병호를 앞지르기는 어렵기에, 외야수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강백호의 의사를 받아들인 이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우익수로 강백호를 '시험'할 계획이다. WBC에서도 외야 수비 훈련은 거의 하지 않았기에 3년만에 돌아가는 외야 수비는 당장은 낯설 수밖에 없다. 특히 외야수는 실책 하나가 큰 위기로 이어지는 포지션이기에 선수가 원한다 하더라도 실전 투입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일단 강백호는 지난 2경기에선 지명타자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건강한 강백호'의 타격 능력은 더 이상 입증하지 않아도 될 정도인 것을 모두가 안다. 여기에 더해 '준수한 수비'라는 옵션까지 더해진다면 강백호의 가치는 순식간에 뛰어오를 수밖에 없다.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위치를 옮긴 후 가치가 훨씬 높아진 이정후(키움)의 사례를 이을 수 있다.

KT 팀 내에서도 외야수와 1루수 모두 소화 가능한 강백호의 존재는 반갑다. 나이가 많은 박병호, 수비가 다소 불안한 외인 앤서니 알포드 등에게 지명타자 롤을 부여하면서도 공격력의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강백호가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았을 때의 가정일 뿐이다. '수비수'로의 가능성을 인정받아야 할 강백호에게 남은 시범경기가 중요한 이유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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