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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寺는 옛말" 블로그에 K-점도표까지, 이창용식 소통에 '시끄러워진'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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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이 총재 취임 후 '소통에 진심'인 한은
올해에만 블로그에 13건 글 게재
금융안정·국고채금리 역전현상 관련 적극 의견개진
'포워드 가이던스' 통해 기준금리 전망 공개
타운홀 형식 업무보고 등 조직내 소통도 강화
대내외에서도 긍정 평가 많지만
"말실수로 중앙은행 신뢰성 훼손 안 돼" 지적도


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7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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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은사(寺)'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조용했던 한국은행의 소통이 과감해지고 있다. 이창용 총재가 이른바 시끄러운 한은을 표방하며 조직 내외 적극적 소통을 강조한 결과라는 평가다. 현재로서는 한은의 확 달라진 소통 기조가 시장 개입이란 부작용보다는 오해 불식의 순기능이 더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확 달라진 한은.. 블로그에 포워드 가이던스까지 '적극 소통' 행보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 총재 취임 후 1년 동안 한은의 소통 방식이 확 달라졌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중앙은행으로서 말을 아끼며 무게감을 지키던 한은이 조직 내 소통에, 시장·언론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소통 창구 중 하나가 한국은행 공식 블로다. 지난해 5월 31일 개설된 한은 블로그는 기준금리 인상 배경 등을 쉬운 말로 설명하며 중앙은행과 대중 간 소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로그에는 올해에만 13건, 한달 평균 4건 이상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글쓴이도, 주제도 다양하다.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배경 뿐 아니라 금융안정 상황 등 거시경제 현황에 대한 한국은행의 시각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 9일 이종렬 부총재보는 금융안정 상황과 관련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위기발생 가능성을 상시 경계하되 지나친 우려로 지레 위축돼 위기를 자초할 필요는 없다"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시장의 '오해'에 적극 해명하고 "이렇게 해석해줬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하기도 한다. 지난 6일 채권시장팀은 최근 국고채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현상과 관련 "국고채금리가 금융시장의 통화정책 기대를 선(先)반영해서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역전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던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약화됐다고 평가하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 좀 더 넓고 긴 시계에서 바라보고 통화정책 효과를 평가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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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2.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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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와 금통위원들의 대외행보 또한 한은의 적극적 소통 기조를 보여준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향후 물가 경로에 대해 "3월 이후로는 4.5% 이하로 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연말에는 3% 초반으로 갈 것"이라며 물가 전망과 관련 구체적인 수치까지 밝혔다.

박기영 금통위원 또한 16일 간담회에서 향후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 "근원 소비자물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발언해 '금리동결' 힌트를 주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러한 언론과의 소통 노력이 궁극적으로 일반 대중과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K-점도표'를 통한 포워드 가이던스 제시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3.25%로 올린 배경을 설명하며 금통위원들의 최종금리전망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지난 2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는 향후 3개월 간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열어놓자는 금통위원이 5명이었다고 공개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방향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예고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일환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석 달에 한 번 정례회의 후 발표하는 '점도표'와 흡사하다는 분석이다. 점도표란 연준 위원 18명이 '연말까지 금리를 이 정도 올려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점으로 표현한 그래프다.

타운홀 형식 업무보고에 총재와 점심시간으로 '조직 내 소통' 강조

한은 내 소통 문화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 총재는 지난 1~2월 각 국별 업무보고를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해 실무담당 조사역들도 참여토록 했다. 업무보고 후 다과회를 통해 이 총재와 각국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고 전해진다. 이 총재가 식사시간을 열어놓으면 희망하는 직원들이 신청해서 점심식사를 함께 하기도 한다. 올해 한은이 국·부·팀제로 조직을 개편해서 국장급 이상 임원의 권한을 부장과 팀장 이하로 하부 위임한 것 또한 '수평적 소통 노력'의 일환이다. 이외에도 이 총재는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과 매주 모임을 갖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임 전 인사청문회에서 "한은의 내부 조직을 긍정적인 경쟁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이끌고 외부와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한 '이창용식 소통'이 빚어낸 결과라는 평가다.

대내외 긍정 평가 많지만.. "말실수로 인한 신뢰 훼손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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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중인 박기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진=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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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중앙은행의 '말'은 시장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어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 그동안 한은이 '조용했던' 것을 두고도 중앙은행으로서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무게감을 지켰다는 평가와 소통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평이 엇갈렸다. 이 총재식 소통에도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지난해 이 총재가 "한국은행이 정부에선 독립됐어도 미국 연준에서 독립되지는 않았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었다. K-점도표 또한 기축통화국 미국과 달리 필요성이 크지 않고, 포워드 가이던스가 바뀔 경우 시장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조직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 가지를 단정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이 이 총재의 스타일"이라며 "시장에 금리에 대한 신호를 주며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시장 변동성을 차단하는 것도 한은의 중요한 임무다. 적극적 소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의 오해 소지가 있거나 국민에게 충분히 알릴 필요가 있을 경우 직급에 관계없이 블로그 글을 쓸 수 있다"라며 "통화정책 방향과 거시경제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다만 '말실수 리스크'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상실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한국은행 총재란 자리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보도되는 위치라서 조심할 필요도 있다"라며 정부기관과 소통에 대해선 "정책 방향을 잡는 데 있어 한은의 입장이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주도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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