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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임기 내 감축은 25%뿐... 탄소중립 숙제 다음 정부에 떠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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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 발표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연도별 감축률은 2%에 불과
산업부문 감축은 국제감축·CCU로 이전
"IPCC 경고와 역행" 지적도
한국일보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환경부, 산자부, 국토부, 과기부, 기재부 등 정부부처와 함께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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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향후 약 10년간의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이 될 세부 계획을 발표했는데,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치를 줄이는 대신 원자력발전·신재생에너지 활용과 탄소포집·저장·활용(CCUS)기술, 국제협력을 통한 감축 목표를 늘리기로 했다. 다만 감축 목표의 대부분이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7년 이후로 설정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 책임을 다음 정부로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정부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시행된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처음 수립된 정부 차원의 탄소중립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탄녹위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7억2,760만 톤) 대비 40% 낮추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10월에 세운 NDC를 유지한 것이다. 기본계획의 시행기간은 올해부터 2042년까지이나 2030년 이후의 목표치는 정부안에 담기지 않았다.

감축량 75%는 2028년 이후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는 1억9,730만 톤이다. 이 중 윤석열 정부 임기인 2027년까지의 누적 감축 목표는 4,890만 톤으로 전체 목표량의 25%에 불과하다. 나머지 75%(1억4,840만 톤)는 2028~2030년 감축하게 된다. 연도별 감축률도 2027년까지는 약 2%이고, 2028년 이후엔 연평균 9.3%의 감축을 달성해야 한다.

김상협 탄녹위 민간공동위원장은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기술이 현실적으로 발휘되는 것이 2030년 전후라 그즈음에 감축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정부안에서 감축 목표가 늘어난 국제감축과 탄소포집·저장·활용 기술 부문은 당장 활용이 어렵다.
한국일보

2023~2030년 연도별 온실가스 감축목표.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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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조림사업 등을 벌여 탄소감축 성과를 인정받는 국제감축은 국제 표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빨라야 2026년에야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포집·저장·활용 기술 역시 상용화가 진행 중인 단계다. 정부가 주요 무탄소 전원으로 내세우는 신규 원전의 가동 시점이 2025~2032년인 것도 대부분의 감축 목표가 계획 기간의 후반부로 미뤄진 이유다.

기후환경단체 플랜1.5의 권경락 활동가는 "감축 부담을 후반부에 집중시키면 결과적으로 계획 기간 내 온실가스 배출 총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6차 종합보고서에서 '지구온도 상승을 막을 기회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했지만 정부안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부문 목표 하향... '기업 노력 기대하기 어렵다' 우려도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를 14.5%에서 11.4%로 하향 조정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탄녹위는 원자재 수급 등이 어려워 기존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산업계의 주장을 일부 반영했다고 밝혔다.

기후 분야 싱크탱크인 넥스트의 정세록 선임연구원은 "정부안에 따르면 산업 부문의 감축 부담은 연평균 1% 수준으로 낮아져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이번 결정이 기업에 '배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조정하면 된다'는 시그널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 외에 건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등 부문의 목표는 기존과 같다. 에너지 생산과 전환 부문의 감축 목표는 45.9%로 기존(44.4%)보다 소폭 늘어났다. 정부는 22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의견을 수렴한 뒤 4월 중 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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