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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민변·변협과 선 그어…MZ변호사 200명 ‘새변’으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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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주축 변호사단체 출범

조선일보

21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플레이스원 6층 회의실에서 MZ 변호사 단체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새변)’이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 출범했다./새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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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MZ(밀레니얼·Z) 세대 변호사 모임인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새변)’이 서울 강남구의 한 행사장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출범했다. 새변은 30대 청년 변호사 200명 안팎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치적 이슈를 따라가거나 변호사 이권(利權)만 따지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공익을 위해 활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새변이 결성된 것은 기존 변호사 단체들에 대한 젊은 변호사들의 반성과 비판 의식 때문이다. 이들은 ‘대한변호사협회(변협)’나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선을 긋고, 청년들의 실생활과 관련한 입법과 제도를 제안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노동계에서도 지난달 말 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기성 노조의 정치 투쟁을 비판하고 노조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이른바 MZ 노조인 ‘새로고침 노동자 협의회’가 출범해 활동을 시작했다. MZ 변호사 모임 출범을 놓고도 젊은 세대가 집단화하며 “청년층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바람이 법조계에도 불어닥쳤다는 반응이 나온다.

새변의 상임대표를 맡은 송지은(변시 3회·법무법인 중현) 변호사는 “대한변협이나 서울변회는 기본적으로 변호사의 권익을 위해 행동하는 단체이고, 민변은 현재 국민들이 특정 정치 성향이 있는 단체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와 달리 우리는 입법 제안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변 공동대표인 우지현 변호사도 “민변은 국민 정서를 온전히 대변하지 못했고, 특히 청년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생활 이슈에는 소홀했다”며 “특정 정당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모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강남구 플레이스원에서 열린 새변 창립총회에서는 임원진 10명과 가입 의사를 밝힌 변호사 62명이 직접 참석했다. 송지은 상임대표와 3명의 공동대표는 “창립식 날짜를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21일 춘분(春分)으로 고른 이유는 어느 정당에도 휘둘리지 않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목표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기존의 변호사 모임과 ‘무엇이 다른지’라는 질문에 정직하고 진심으로 답할 수 있도록 충분히 고민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모임을 주도해 만든 변호사 10여 명은 각기 다른 법무법인, 기업법무팀 소속이지만, 로스쿨 재학 중 한국청년입법정책학회 활동을 했거나 입법 제안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가까워진 사람들이라고 한다. 작년 12월 한 식사 모임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다 새변 같은 단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MZ 변호사 모임을 표방하지만 “마음이 청년이면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참여 가능하다”고 한다. 상당수가 변호사 시험 출신이지만,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베이비시터 교육 의무화’ ‘전세 사기 예방’ 등 청년들의 실생활과 관련한 입법과 제도를 제안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각 가정에서 일하는 모든 베이비시터가 아동 학대 방지 교육 등을 의무로 받고, 청년들이 전세 사기로 피눈물 흘리지 않도록 공인중개사가 계약 체결 전 악성임대인을 조회해 임차인에게 고지하는 법안을 만들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새변의 이사를 맡은 김지연 변호사는 “민변의 경우, 최근 1년 동안 낸 보도 자료를 보면 ‘핼러윈 참사 대통령 책임 규탄’ ‘한미 연합 훈련 반대’ ‘검경 수사권 조정’처럼 민생과 동떨어진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최근 변호사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법률 플랫폼 ‘로톡’과 변협의 갈등과 관련해서도 거리를 두기로 했다. 송 대표는 “우리끼리는 전혀 논의한 바 없고, 로톡 논쟁은 변호사 직군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라 우리가 관여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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