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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아내 시체 옆에서 허겁지겁 먹어" 아오지 탈북 최금영, '세치혀' 승리 [Oh!쎈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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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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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세치혀’에서 화려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승리를 차지했다.

2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약칭 세치혀)’에서 멘토 세치혀 곽정은, 뇌과학 세치혀 장동선, 아오지 세치혀 최금영이 승리해 다음 라운드로 진출했다.

이날 먼저 등장한 곽정은은 자신의 실제 연애 경험담을 털어놨다. 그는 "전 남자친구 B는 제 인생에서 가장 완벽하다고 느꼈다. 세상의 매력을 모아서 만든 사람 같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 친구는 저를 속이고 양다리를 하고 있었다"라고 운을 떼며 시작부터 시선을 모았다. 이어 "어렵고 괴로웠지만 ‘너 진짜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가 있어? 나한테 왜 그랬어?’라고 물었다. 그냥 알고 싶었다. 그 친구가 굉장히 초라한 표정이 돼서 이 단 한 마디가 다음 인생을 바꿔놨다. 저는 이 친구 때문에 어려운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고 새로 삶을 산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라며 다음을 궁금하게 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곽정은은 "'외로워서 그랬지 뭐'라고 하더라"라고 답해 공분을 자아냈다. 이어 "정말 당황스러운 그 대답 한 마디에서 눈물도 나고 화도 나고 경멸도 했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정말 중요한 진실을 깨달았다.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요소로 가득한, 그래서 우러른 그 사람이 그냥 초라한 살마일 뿐이었다는 거다. 나도 외로운 사람이었지만, 너도 외로운 사람이었구나. 나는 외로워서 너를 선택했지만 너는 외로워서 다른 사람을 속이는 선택을 했구나. 나도 내 인생 몸부림치며 살아왔지만 너도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을 뿐이구나"라고 담담하게 소회를 털어놨다.

특히 곽정은은 "고통이 뭔지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고 제가 하는 학업,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 모두 두 명의 친구가 만들어준 길이다. 제가 좋아하는 책의 구절을 알려드리고 싶다. 중요한 건 멈춰 서서 가만히 생각해보는 것이다. 정말로 당신 것이었으면 떠나지도, 잃어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서 절대 잃어버리지 않는 건 당신 자신이라는 것을 안다면 세상의 득실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다음 사랑이 평온하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여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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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장동선은 사이코패스 연구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위에 숨은 사이코패스들에 대한 뇌과학 연구들이 있던 것. 그는 특히 "어린 여자 아이가 살해당한 사건에서 죽은 아이를 가여워하는 게 아니라 드레스가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불에 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에 타는 냄새는 어땠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라며 감정적인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이코패스 환자들에 대해 이야기 해 충격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그는 이후 가스라이팅을 막는 법 등을 예고하며 사람들의 공감대를 자극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마지막 승자 아오지 세치혀는 아오지 탄광에서 최초로 탈북한 최금영이었다. 그는 "아오지 탄광이 베일에 쌓여있지 않나. 거기 사는 사람들 실제로 어떻게 사는지 들려드리고 싶어서 왔다. 북한에서도 아오지라고 하면 ‘거기 사람 못 사는데?’라고 한다. 북한에서도 차별하고 무시한다. 인간 취급을 못 받았다"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최금영은 "아오지는 정치범과 국군포로들을 모아둔 곳이다. 식량난이 오면 가장 먼저 배급이 끊긴다. 그래도 되는 버려지는 존재들이다. 북한에 흉년이 왔을 때 많게는 300만명이 굶어죽었다. 그때 사람들이 쥐굴에 쥐가 모아둔 옥수수를 캐다 먹고 나중엔 애들이 먹지 못해 누워서 일어나질 못했다. 그때 가장 타격이 센 게 국군포로 어르신들이었다. 그분들은 남쪽이 고향이라 북한에 친척이 없었고, 이동할 자유가 없었다. 그래서 굶어 죽었다"라고 말해 충격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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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금영은 "저희 동네에 부산에서 온 국군 포로 부부가 있었는데 굶어 죽었다. 딸은 그래도 집에서 빌어 먹고 버텼는데 아들은 일과 집을 오가면서 점점 야위어 갔다. 뼈만 남은 몸을 이끌고 달려오는 기차에 몸을 던졌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목숨은 붙었는데 다리가 잘렸다. 진료소로 가던 중에 과다출혈로 돌아가셨다. 그 분이 실려가면서 했던 말이 ‘밥을 달라, 밥을 달라. 나는 살고 싶다’라고 했다. 다리가 잘린 고통보다 배고파 살고 싶은 고통이 심했던 거다. 사람들이 조용해졌다"라고 말해 듣는 이를 숙연하게 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도 저희는 불평하지 않았다. 다만 한 끼라도 먹는 게 소원이었다. 그런데 아오지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죽게 만들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더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현장을 눈으로 보게 됐다. 저희 반에 영희라는 친구가 있었다. 엄마가 죽을 것 같다고 해서 옥수수죽을 싸갔다. 정말 미라가 누워 있는 것 같았다. 제 눈앞에서 돌아가셨다. 그런데 다음에 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라고 밝혔다.

최금영은 "영희가 엄마를 찾으며 우는데 영희 아버지가 울고 있는 딸과 아내 쪽으로 막 돌진해 와서는 죽은 아내 옆에서 옥수수죽 그릇을 들고 막 먹더라. 평상시 금슬 좋기로 소문난 부부였는데 극한의 배고픔이 사람의 이성을 마비시킨 거다"라며 "그때 아무 말도 못했다. 집으로 오면서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럽고 잔인하고 비극적인 죽음이 굶어서 죽는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여기서 아오지 얘기를 하는데 대한민국에서 먹고 싶은 걸 다 먹고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는 게 너무 소중하다. 불행의 깊이 만큼 행복을 느낀다. 제가 사실 아오지 얘기를 잘 안한다. 너무 슬퍼서 잘 안한다. 제 얘기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이제부터가 진짜다. 아오지 수저를 들고 태어나 지옥같은 삶을 탈출해 반전이 있는 제 얘기를 다음 라운드에서 하겠다"라고 해 기대감을 더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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