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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백약이 무효’…반도체·중국발 수출 부진 3월 들어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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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3월1~20일 수출입 현황

車 뺀 모든 주요업종 부진 심화

원유·가스 수입 부담 줄었으나,

올해 무역적자 벌써 241억달러

[이데일리 김형욱 박순엽 기자] 반도체·중국발 수출 부진이 3월 들어 더 깊어졌다. 추위가 한풀 꺾이면서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1년 이상 지속된 무역수지 적자행진을 멈추기엔 힘이 달려 보인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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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은 3월1~20일 수출액이 309억4500만달러(통관기준 잠정치)로 전년동기대비 17.4%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이달 중순까지 ‘마이너스’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달 중순까지 수출액은 ‘마이너스 전환’ 이후 최대 폭 감소해 이달도 수출 마이너스가 확실시된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부진이 이어졌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43억2300만달러로 44.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는 통상 국내 전체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지만 현재는 14%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가격이 하락하고, 판매량도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달 들어 승용차를 뺀 대부분의 품목이 모조리 부진했다. 특히 컴퓨터주변기기(4억300만달러), 선박(2억9900만달러) 수출액은 각각 60.9%, 57.0% 급감했다. 국가별로는 최대 수출처인 대(對)중국 수출액이 61억8400만달러로 36.2%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 경유처인 홍콩 수출액도 7억4400만달러로 45.2% 줄었다.

정부는 올해 수출목표를 작년보다 0.2% 늘어난 6850억달러로 잡고 각종 대책을 내놨으나 현재로선 백약이 무효한 모습이다. 올 들어 현재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대비 13.4% 줄어든 1274억달러에 그쳤다. 수출 부진이 극도로 심화하면서 작년 이상 하겠다던 정부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72억6900만달러로 5.7% 줄었다.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합계 수입액이 89억9천600만달러로 전년동기(101억4500만달러)대비 11.3%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달 1∼20일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63억2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61억15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늘었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다. 1년 이상 무역적자가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수출 부진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올 2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지수를 90.9로 전망했다. 1분기 81.8보다는 올랐으나 여전히 경기 반등

의 신호인 100에는 못 미친다. 이 지수는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분기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고 있다. 특히 업종별로 선박(146.5)과 플라스틱·고무·가죽제품(125.8)은 비교적 큰 폭의 반등을 기대했지만, 반도체 지수는 52.0로 100에 크게 못 미쳤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수출입동향 점검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상황과 반도체 가격 하락세 지속 등의 영향으로 수출 여건은 당분간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모든 수출지원역량을 결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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