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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시진핑·푸틴 만남에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포탄 100만 발 더 지원"으로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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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연대 강화에 서방, 추가 군사지원 맞대응
우크라, 러 침공 이후 '세계 3위 무기 수입국'
한국일보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지난 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격전지인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자주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도네츠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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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만난 20일(현지시간) 서방은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미국,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EU 비회원국인 노르웨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반서방연대를 강화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보급선 역할을 하는 크림반도를 타격해 러시아 순항미사일을 불태웠다. 중국을 뒷배로 삼으려는 러시아에 대한 '시위'로 읽혔다.

EU, 포탄 100만 발 지원… "판도 뒤바꿀 결정"


AP통신에 따르면 EU 회원국 17개국과 노르웨이는 우크라이나에 앞으로 12개월에 걸쳐 155㎜ 포탄 100만 발을 공동 지원하기로 20일 합의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지금까지 EU가 공급한 약 35만 발의 3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를 위해 EU는 유럽평화기금(EPF)에서 20억 유로(약 2조8,000억 원)를 사용한다. 이 중 절반은 회원국 보유 포탄을 신속하게 보내는 데 쓰고, 나머지는 유럽방위청(EDA)이 주도하는 포탄 신규 구매에 투입한다. 1차 물량은 5뭘 말까지 보낸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는 탄약 고갈을 호소해 왔다. 매달 포탄 35만 발이 필요하다는 게 우크라이나 요구였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0일 EU 합의에 대해 "신속한 탄약 전달과 지속가능한 공동 조달은 우리에게 정확히 (지금) 필요한 것"이라며 "전쟁 판도를 바꾸는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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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군인들이 지난달 13일 폴란드 스위토초우 군사기지 훈련장에서 독일제 레오파르트2 전차를 기동하고 있다. 스위토초우=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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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도 독일제 레오파르트2 전차 8대를 우크라이나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전차 운용 훈련은 이미 폴란드에서 진행 중이다. 레오파르트 전차는 지난해 12월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이 패트리엇 미사일과 함께 '크리스마스 위시리스트'로 꼽았던 무기 중 하나다.

미국도 추가 무기 지원 방침을 밝혔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155㎜ 포탄, 고속 대(對)방사 미사일(HARM), AT-4 대전차 무기 시스템 등 3억5,000만 달러(약 4,500억 원) 규모다. 원격 카메라로 사람이나 장갑차 등 목표물을 추적하고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자폭 드론 '스위치블레이드' 100기도 포함됐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이후 서방의 대규모 군사 원조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세계 3위의 무기 수입국이 됐다.

러의 후방 크림반도까지 드론 공격


국제사법재판소(ICC)도 푸틴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옥죄고 있다. 지난 17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데 이어 푸틴 대통령의 전쟁범죄 수사를 본격 개시했다. 각국 법무장관을 비롯한 40여 명은 20일 영국 런던에 모여 ICC 수사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과거엔 전쟁범죄 발생 몇 년 뒤에야 ICC 기소가 이뤄졌지만 이번엔 사실상 실시간으로 체포영장 발부와 수사 개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며 "(푸틴 대통령을 실제 법정에 세울 가능성은 작더라도) 123개국에서 푸틴 대통령이 체포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ICC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일축하면서도 이번 기소와 관련한 ICC 판·검사를 상대로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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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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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도 수세에 몰린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다. 20일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에서 철도로 수송되던 러시아의 칼리브르-KN 순항미사일이 폭파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우크라이나 국방부를 인용 보도했다. 이 순항미사일은 러시아 흑해 함대 선박에 실려 우크라이나 영토를 향해 발사되는데, 운용 거리만 2,500㎞ 이상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후방이자 보급선인 크림반도의 장거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준 것은 의미심장하다. 러시아는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우크라이나는 공격을 공식 인정하진 않았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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