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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런던 뒤흔든 스캔들에 상상력 더한 뮤지컬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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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산실 선정작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대학로서 5월 말까지 공연

연합뉴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연극열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가 죽은 뒤 거의 두 세기가 지난 1796년 4월 런던의 한 극장. 당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상연된 희곡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라는 '보르티게른'(Vortigern and Rowena)이었다.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와 그의 아버지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가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이라면서 처음 공개한 이 작품은 그러나 셰익스피어가 썼다고 하기에는 완성도가 턱없이 낮았고, 관객의 비난이 빗발치는 바람에 공연은 더 이상 계속되지 못했다.

지난 8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18세기 런던을 뒤흔든 이 사기극을 바탕으로 작가 김연미가 상상력을 발휘해 쓴 독특한 소재의 창작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윌리엄 부자의 허술한 사기극에 당대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통해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오가는 인간들의 모습,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 등에 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소재의 신선함과 설득력 있는 스토리 전개에 더해 중독성 강한 음악과 젊은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가 어우러지며 주목받고 있다.

뮤지컬 '디어 마이 라이카'와 '그 여름, 동물원', 연극 '혼마라비해' 등에서 탄탄한 서사를 보여준 작가 김연미가 대본과 가사를, 뮤지컬 '아티스', '명랑경성' 등에서 세련된 음악에 섬세한 심리를 담아낸 작곡가 남궁유진이 음악을 맡았다. 여기에 연극 '올모스트 메인', '프론티어 트릴로지' 등을 연출한 여성 연출가 김은영이 합세해 생동감 넘치는 극을 만들었다.

연합뉴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연극열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은영 연출은 21일 아트원시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서 이 작품을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했던 주인공 헨리의 성장기라고 요약했다.

"당시 헨리와 사무엘의 거짓말이 통했던 사회를 보여주는 한편,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애를 쓰지만 결국 헨리가 마지막에 하는 말처럼 '쓸모없는 나여도 괜찮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김은영 연출)

이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지원사업인 '2022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선정작이다. 2021년 전막 낭독공연과 2022년 창작산실 심의 등의 과정을 거치며 2년여간 완성도를 높여온 끝에 이번에 초연이 이뤄졌다.

극중 아들이 건넨 셰익스피어의 유물 덕에 난생처음으로 명성을 거머쥔 아버지 사무엘 역을 맡은 김수용은 "첫 공연을 마치고 울컥했다"고 했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시너지를 내며 준비하면서 무대 위에 올린 순간이 막상 오니까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모든 배우가 그런 마음일 겁니다."

김수용을 비롯해 원종환, 이경수가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게 된 아버지 사무엘을, 주민진과 김지철, 황휘가 미지의 신사 'H'를, 런던 최대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아들 헨리 역으로는 임규형, 황순종, 김지웅이 출연한다.

공연은 5월 28일까지 이어진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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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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