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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오타니 vs 트라우트…WBC 외나무다리서 만난 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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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일본-미국 22일 결승전

한겨레

오타니 쇼헤이(일본)가 2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멕시코와 준결승전에서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친 뒤 전력 질주하고 있다. 마이애미/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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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대만이 이번에는 아쉽게 졌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기고 우승하면 ‘다음에는 우리도’라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둘뿐 아니라 중국도 그렇고, 일본도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에서 투타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일본)의 말이다. 아시아 야구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승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오타니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일본이 WBC 결승에 올랐다. 2006년, 2009년에 이은 통산 3번째 우승으로 가는 분위기는 아주 좋다. 21일(한국시각) 열린 멕시코와 4강전에서 4-5로 뒤지다가 9회말 선두타자 오타니의 2루타에 이은 무사 1, 2루에서 무라카미 무네타카가 2타점 2루타로 경기를 매조졌다. 4회초 루이스 우리아스(멕시코)에게 3점포를 두들겨 맞아서 경기 중반까지 끌려갔는데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따라붙어 기어이 뒤집었다.

특히 이날만 3차례 삼진을 당한 무라카미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되면서 팀 분위기가 더 타올랐다. 작년에 일본인 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56개)을 달성한 무라카미는 끝내기를 치기 직전까지 21타수 4안타(타율 0.190) 11삼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일본은 멕시코전에서 3점 홈런을 친 요시다 마사타카가 타율 0.474(19타수 9안타) 1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고 있다. 요시다는 대회 타점 선두이기도 하다. ‘3번 타자’ 오타니 또한 타율 0.450(20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으로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오타니의 OPS(출루율+장타율)는 1.421에 이른다. 오타니는 결승행이 확정된 뒤 “일본 대표팀 모두가 몸이 가루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늘처럼 (결승전 때도) 첫 타석부터 경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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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팀의 마이크 트라우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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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2일(오전 8시) 결승전에서 맞붙는 미국 대표팀에는 ‘캡틴 아메리카’ 마이크 트라우트가 있다. 오타니와 트라우트는 엘에이(LA) 에인절스에서 함께 뛰는 팀 동료이기도 하다. 트라우트는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3차례 차지했다. 실버 슬러거 상은 9차례나 받은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타율 0.318(22타수 7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은 미국 대표팀에서 4개 홈런을 친 트레이 터너(10타점) 다음으로 많다.

오타니는 구단과 한 약속 탓에 선발 투수로 등판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불펜 투수로는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혀 트라우트와 사상 첫 투타 대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오타니는 투수로서는 이번 대회에 2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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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디펜딩 챔피언 미국을 상대로 이마나가 쇼타를 선발로 내세운다. 애초 선발로 예상됐던 다루빗슈 유는 오타니처럼 불펜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미국은 WBC 준결승에서 두 차례(2009년 일본 승, 2017년 미국 승) 만난 적이 있지만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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