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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習, 푸틴에 우크라 중재안 제시···美 "러 전쟁범죄 외교적 은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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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정상회담

양국 공조 강화 '밀월관계' 과시

習 "정치적 해결에 건설적 역할"

푸틴 "中 입장문 주의깊게 검토"

美 "中 정전협정 제안 시간끌기"

우크라 3.5억弗 무기지원 발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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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공조를 과시하며 우크라이나 관련 해법을 논의했다. 서로를 치켜세우며 밀월 관계를 강조하는 가운데 시 주석은 평화 중재자로서 이미지 제고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미국은 중러 간 밀착을 ‘정략결혼’ 관계라고 비판하며 국제사회의 중심으로 부상하려는 중국을 향해 날 선 모습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이 제안한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미국은 러시아의 철군 없이는 중러정상회담의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크렘린궁을 찾아 푸틴 대통령과 만나 “대부분의 국가는 긴장 완화를 지지하고 평화와 대화를 옹호하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火上?油)’을 반대한다”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데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비판하는 동시에 중국이 국제사회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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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중국이 중대한 국제 문제에서 공평·객관성·균형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우크라이나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입장문을 주의 깊게 검토했고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주요 외교 무대에서 정해진 시간에 자주 늦어 ‘지각 대장’으로 불리던 푸틴은 이날 회담장에 미리 나와 시 주석을 영접하며 우애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로 부르며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시 주석의 지도로 중국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치켜세웠다.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의 영도로 러시아가 발전해왔다며 내년에 치러질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도 인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러 양국의 정상회담을 두고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범죄 행위를 정당화하는 ‘외교적 은닉’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022 인권 보고서’ 공개 기자회견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뒤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잔혹 행위에 대한 러시아의 책임을 중국이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자체적인 ‘정전협정’을 다시 강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시간 끌기’ 전략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핵심 요소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를 우선시하지 않는 계획은 전술적 지연이거나 건설적이지 않은 부당한 결과를 조장하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도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암묵적으로 인정했고 푸틴에게 재정비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러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3억 5000만 달러(약 4500억 원) 규모의 추가 무기 지원 방침도 밝혔다. 이번 지원에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탄약(로켓), 155㎜ 포탄, 고속 대(對)방사미사일(HARM), AT-4 대전차 무기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이처럼 중러 간 밀착 움직임을 경계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고위급 외교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백악관은 이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조만간 경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AFP는 전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AFP 통신에 보낸 논평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영향력을 발휘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을 끝내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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