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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악전고투 끝에 성공…내년 위성 상업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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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위성 올리는 ‘한빛-나노’ 개발 목표

한국·브라질·노르웨이서 ‘월 1회 발사’ 추진

경향신문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가 브라질에서 20일(현지시간) 국내 언론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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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가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 내 조립동에서 발사 전 점검 작업 중이던 한빛-TLV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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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이 끝나고 발사체가 이륙하는 순간,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4분33초 동안 비행을 마치고 발사체가 바다에 도착한 뒤에는 서로 눈물을 흘리며 끌어안았죠. 발사 성공은 악전고투 끝에 얻은 것입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민간이 만든 우주발사체를 띄우는 데 최종 성공한 기업인 이노스페이스 김수종 대표의 표정은 차분했다. 하지만 그의 어조에선 발사 당시 벅찼던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노스페이스가 개발한 시험용 1단 발사체인 ‘한빛-TLV’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19일 오후 2시52분(한국시간 20일 오전 2시52분)에 이륙했다.

한빛-TLV는 엔진이 점화된 뒤 106초간 안정적으로 연소했으며, 총 4분33초 동안 비행해 브라질 해상에 설정된 안전 구역 안에 낙하했다. 더운 날씨로 동체에 실린 산화제가 빠르게 증발하면서 연소 시간이 예정보다 12초 짧아졌다. 하지만 비행 중 엔진이 이상 없이 작동한 것이 확인되면서 이노스페이스는 한빛-TLV가 이륙하고 약 23시간이 경과한 20일(현지시간) “발사 성공”을 발표했다.

이날 브라질 현지에서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연 김 대표는 “이번 성공은 악전고투 끝에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TLV는 지난해 12월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세 차례 연기 끝에 결국 올해 3월로 일정이 밀렸다. 이달 8일에는 동체에 내장된 배터리 온도가 너무 내려가면서 발사 10초를 남기고 카운트다운이 중단됐다. 정비를 거쳐 마침내 19일 발사에 성공했다.

한빛-TLV 발사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국도 미국의 스페이스X처럼 국가 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발사 성공이 기쁘다”면서도 “상업 발사를 하기 위한 첫 걸음을 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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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개발한 발사체인 ‘한빛-TLV’가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현지시간으로 19일 오후 2시52분(한국시간 20일 오전 2시52분)에 발사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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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페이스는 한빛-TLV에 장착한 하이브리드 엔진을 ‘한빛-나노’라는 발사체의 1단에 넣을 예정이다. 한빛-나노는 총 2단으로 제작된다.

김 대표는 “내년에 한빛-나노에 50㎏짜리 인공위성을 실어 고도 500㎞에 올리는 상업 발사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상업 발사를 위한 고객군은 위성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기관이며 이번 한빛-TLV 발사 성공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수주 논의가 계약으로 진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한빛-TLV가 도달한 고도를 정확한 수치로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빛-TLV는 ‘준궤도급 시험 발사’를 통해 고도 80㎞까지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빛-TLV에는 브라질 공군 산하기관이 개발한 관성항법장치인 ‘시스나브’가 탑재체로 실렸는데, 도달한 고도가 세부적으로 공개되면 탑재체의 용도가 잘 알려질 수 있기 때문에 브라질 공군에서 (고도에 관해) 보안을 유지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는 “동체에 달린 카메라가 찍은 공개된 이륙 영상을 통해 한빛-TLV가 높은 고도를 달성한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한빛-TLV가 상승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브라질과 함께 올해 안에 노르웨이에서도 발사장 사용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며 “한국 정부가 구축 중인 국내 발사장까지 합치면 내년부터는 3곳의 발사장에서 빠른 속도로 상업 발사 횟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에는 35회 발사 횟수를 달성해야만 추가 투자자금 없이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는 발사장 3곳에서 월 1회 발사하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벤처캐피털 등 민간 자본에서 받은 누적 투자금 550억원으로 개발을 하고 있다”며 “유사한 발사체를 만드는 해외 기업은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존 유치 자금과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해나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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