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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3점포 일격에 주저앉은 사사키와 日, '믿음의 무라카미'가 일으켰다 [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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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일본은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선발투수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 마린스)는 홈런을 허용하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하지만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스왈로스)가 모두 일으켜 세웠다.

사사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WBC 멕시코와의 준결승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1회부터 164km/h 강속구를 던진 사사키는 삼자범퇴로 이닝을 매조지었다. 2회는 1사 1, 2루 위기가 찾아왔지만, 앨런 트레호에 병살타를 유도했다. 3회도 3타자를 깔끔히 막은 사사키는 4회 악몽을 꿨다.

4회 2사 이후 로우디 텔레스, 아이작 파레데스에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루이스 우리아스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바깥쪽 포크볼은 스트라이크존으로 향한 실투였고, 피홈런 결과를 낳았다.

우리아스가 방망이를 휘두르자마자 사사키는 홈런을 예감한 듯 곧바로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우리아스는 멕시코 벤치를 향해 포효하며 기쁨을 나눴고, 사사키는 한동안 허망한 눈빛으로 타구가 날아간 좌측 담장을 바라봤다. 양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사사키는 공을 전달받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듯했다.

사사키는 이번 대회 체코전에서 첫 등판에 임했고 3⅔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비자책(1실점) 쾌투를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멕시코 타선은 엄연히 달랐다. 4이닝 동안 안타 4개, 홈런 1개를 내주며 3점을 헌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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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7회말 요시다 마사타카가 2사 1, 2루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3점 홈런을 터트리며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곧바로 8회초에 2점을 헌납했으나 8회말 공격에서 야마카와 호타카가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리며 4-5로 추격했다.

마지막에 일본은 극적인 시나리오를 썼다. 선두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2루타를 작렬했고 요시다가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선 무라카미 무네타카.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일본인 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인 56홈런을 폭발했지만, 이날 경기 마지막 타석 전까지 타율 0.190에 불과했다.

일본 벤치는 무라카미에게 번트 작전을 지시하지 않았다.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지만, 믿음을 보이며 강공을 고수했다. 무라카미는 응답했다. 멕시코의 마무리투수 지오반니 가예고스의 실투를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을 맞추는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믿음의 무라카미가 절망에 빠져있던 사사키와 일본을 살렸다. WBC 역대 최강 전력으로 대표팀을 구성한 일본은 2009년 대회 이후 1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고공행진을 이어간 일본은 '드림팀' 미국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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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PA/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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