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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삼성 반도체에 들썩인 용인 ‘한숲시티’... 올해 5000가구 ‘입주 폭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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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해당 지역인 경기 용인 일대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인근 아파트가 모인 처인구 한숲시티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집주인들은 잇달아 호가를 올리고 매물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하락장이 지속되고 있고 입주물량도 많아 ‘반짝’ 호재에 불과하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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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 남사읍에 있는 'e편한세상 한숲시티' 전경. 삼성전자 클러스터 준공과 함께 이곳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매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DL이앤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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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국가첨단산업·국가첨단산업벨트 육성전략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미국과 대만,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 강화는 물론 해외 기업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도 뒤질 수 없다는 판단이 따랐다.

삼성은 이번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는 삼성의 이번 투자 결정으로 총 700조원의 직·간접 생산 유발 효과와 160만명의 고용이 유발될 것으로 추산된다.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인근에 위치한 기흥과 화성, 평택, 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소부장기업,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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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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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 공문에 따르면 대상 사업지는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남사읍과 이동읍 일대다. 이 때문에 클러스트 위치와 거리상 가장 가까운 한숲시티에 투자 문의가 쏟아졌다. 한숲시티e편한세상5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가장 최근 거래가 지난달 24일 3억5000만원인데,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호가는 최소 5억원부터 형성돼있다.

남사읍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84㎡ 4억대 매물은 진작에 자취를 감췄는데, 지금 전화가 너무 쏟아지는 데다 이 일대 가구수가 많은 만큼 매물도 많아 중개업소들이 네이버부동산 매물 정리를 못 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매수 문의가 와서 집주인에게 전화를 하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둔다고 해서 현재는 ‘아비규환’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한숲시티는 당초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지 않고 용인 도심지와도 떨어져있어 새 아파트가 많은 단지임에도 아파트값이 오르지 않아 ‘한숨시티’라는 오명을 얻은 곳이었다. 남사읍의 유일한 대단지 아파트로 2015년 계약 당시 3.3㎡당 800여 만원에 분양했고, 당시 인근 시세보다 싸다는 평가에도 2018년 입주 무렵 입주를 포기한 계약자들이 분양가보다 낮은 매물을 내놓으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상황을 맞기도 했다.

다만 이 일대는 20일부터 지역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거래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한숲시티e편한세상5단지의 경우 지난 15일 발표 이후 현재까지 아파트 실거래 앱인 호갱노노의 실시간 인기 아파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아파트가 있는 용인 처인구 남사읍도 인기 지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등 관심은 여전한 모습이다.

또 하나의 악재는 한숲시티가 있는 용인 처인구는 올해부터 향후 몇년 간 ‘입주폭탄’이 예정돼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는 올해 5138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이는 이 지역 적정수요인 1293가구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무려 9309가구가 입주 예정이며, 2025년에도 적정 수요를 넘는 1318가구가 입주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이제 시작 단계인 만큼 시일이 걸리고, 현재 한숲시티 일대 매수세는 ‘반짝 호재’로 보는 게 맞는다”면서 “결국은 인프라가 형성돼있고 장기적으로 SRT와 GTX 등 교통망이 형성될 동탄2신도시가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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