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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인터뷰] '더 글로리' 김히어라 "송혜교와 첫 촬영, 나를 '이사라'로 만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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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이사라를 연기한 배우 김히어라

송혜교와의 장면이 첫 촬영, 많은 도움 받아

직접 그린 그림으로 전시회도...사라 캐릭터에 의견내

아시아투데이

김히어라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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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영진 기자 = "지하철 한 칸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더 글로리'를 보고 있었어요. 피부로 흥행을 실감하고 있어요."

배우 김히어라는 요즘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학폭)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지만 학폭 가해자 역을 맡은 배우들에게도 큰 관심이 쏟아졌다. 김히어라가 연기한 이사라 역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넷플릭스 톱10 웹사이트에 따르면 '더 글로리' 파트2는 공개 3일 만에 1억 2446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1위와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전체 1위에 올랐다.

"예상 못했어요.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뒷모습만 보고도 달려와 응원을 해줘요."

김히어라가 연기한 이사라는 목사인 아버지를 뒀지만 마약을 일삼고 자신이 하는 폭력에 죄책감이 없는 인물이다. 동은(송혜교)을 괴롭히던 학폭 가해자 무리 중 한 명이었다. 경찰에 마약이 걸린 후에도 부모에게 '네덜란드로 보내달라'며 떼를 쓰는 장면은 '오은영도 포기한 금쪽이'라는 별명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처음엔 어떤 역할인지, 정확히 어떤 이야기인지 모르고 오디션에 참여했어요. 제작진이 짧은 대본을 나눠줬는데 동은을 포함한 인물들의 대사였죠. 사라는 명오(김건우) 집에서 여권을 찾는 장면이 대사로 나왔는데 말투만 보고 귀엽게 느껴져서 제가 맡을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연진(임지연)이 저와 맞게 느껴져서 열심히 연습을 해갔죠. 이후에 제작진이 사라에 대한 정보를 주고 대본도 받고 나니 제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라의 나른한 부분이나 위트 있는 티키타카 등을 잘 살릴 수 있겠다는 욕심이 생겼죠. 다만 학폭 가해자이다 보니 사라가 하는 행동이나 말을 정당화시키면 안 되기에 대사를 믿고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어요."

학폭 가해자에 마약 범죄까지 저지르는 인물이니 김히어라에게도 부담이 없을 순 없었다. 이러한 소재나 이야기가 분명 영향력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정당화시켜도, 너무 과해도 안 된다는 생각에 적정선을 잡는 것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약에 중독된 상태는 나른한 느낌을 많이 내려 했고 리액션도 다른 인물과 달리 느리게 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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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히어라는 그림을 그리는 사라를 표현하는 데에도 자신의 색깔을 많이 반영했다. 전시회를 열 정도로 그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김히어라는 평소 일기처럼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그런 모습이 사라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림을 그리면 벌거벗은 기분이 들어요. 답답할 때 그림을 주로 그리니까 저의 불안한 심리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런 모습이 사라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라가 그림 그리는 장면이 나올 때 붓을 잡거나 그리는 게 낯설진 않았어요. 아이디어도 많이 냈죠. 다만 사라가 마약에 중독된 상태이니 너무 디테일한 그림은 감독님이 원하지 않았어요. 극 후반에는 덧칠하는 수준으로 그림을 그렸던 것 같아요."

'더 글로리' 첫 촬영은 문동은과의 교회 신이었다. 워낙 팬이었던 송혜교와의 만남에 긴장이 됐고 어떤 식으로 호흡이 이뤄질지 몰라 걱정도 있었다. 그럼에도 잘해낼 수 있었던 건 송혜교의 연기 덕분이었다.

"동은이가 사라를 만나 협박을 하는 장면인데, 송혜교 배우가 준비한 동은이가 너무나 '문동은'이었어요. 협박을 하지만 한 번도 가해를 해보지 않은 것 같은 인물이었죠. 제 머리채를 잡는데 손을 벌벌 떨고 있더라고요. 순간 '동은이는 이거구나, 그럼 사라는 이렇겠구나'라는 느낌이 왔어요."

특히 송혜교에게 고마웠던 건 모든 걸 열어주고 있던 점이었다. 워낙 오랜 시간 톱배우였고 무게감이 있는 배우라 차분할 거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의 송혜교는 계속 스태프들과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팬이었다는 김히어라의 고백에 '나 역시 공연하는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연기)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많이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주었단다. 오랜 기간 공연을 해온 김히어라는 그 이야기가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후에 극단 후배들에게 찾아가 '송혜교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더라. 우리가 하는 일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는 용기를 줄 수 있었다.

김히어라는 '더 글로리'를 만나면서 미성숙했던 순간과 수없이 겪었던 시행착오들이 결국엔 자신의 재료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30대가 되고 나서 알게 모르게 겁이 많아졌는데, 그럼에도 그러한 경험들이 결국 지금의 '배우 김히어라'를 만들었다고 느꼈다.

"'더 글로리'는 지금 나를 있게 해준 영광스러운 작품이에요. 잘 될 것을 알았지만 그 영광이 저에게까지 올 거라 예상하지 못했죠. 그래서 더 감사하고 잊지 못할 거예요. 올해는 tvN '경이로운 소문' 시즌2로 시청자들과 만날 계획이에요. 많은 액션과 만화 같은 비주얼, 판타지 속의 능력들 등이 흥미로운 작품이라 '더 글로리'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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