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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좌타자 7명’ 상대 정면 승부 박명근, 선발 데뷔전은 충분히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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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근, 프로 선발데뷔전 3.2이닝 5피안타 2실점
좌타자 7명 상대해도 포심 + 체인지업으로 정면승부
무사 23루에서도 최형우 상대로 한복판 직구 승부


파이낸셜뉴스

LG 트윈스 신인 박명근이 기아 좌타자 7명을 상대로 훌륭한 승부를 보여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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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철심장’ 박명근(LG 트윈스)이 나름 성공적인 선발 데뷔전을 마쳤다. 박명근은 3월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기아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서 3.2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 2자책점을 기록했다. 결과만 보면 그리 특출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박명근에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일단, 기아 타이거즈의 라인업에 좌타자가 무려 7명이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타자는 변우혁과 한승택 뿐이었다. 베테랑들도 절대 쉬운 승부가 아니다.

박명근이 신인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7번까지 밀리며 저평가받았던 것은 타점이 낮은데다, 좌타자를 상대할 무기가 없다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박명근이 최형우(기아 타이거즈)를 포수 땅볼·삼진으로 돌려 세운 체인지업은 그런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충분히 좌타자에게 쓸만한 무기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비록, 포심을 던지다가 안타를 많이 허용했지만, 정면승부하다가 맞은 것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여기에 좌타자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슬라이더도 괜찮았다. 프로 1군급 좌타자 7명을 상대로 3.2이닝 3안타면 충분히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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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신인 투수 박명근(오른쪽에서 2번째).(LG 트윈스 제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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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박명근의 ‘철심장’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보통 신인이 1회에 사구와 2루타로 무사 23루 상황에서 최형우, 소크라테스를 만나면 얼어붙으면서 제구가 흔들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명근은 초구부터 한복판의 직구를 꽂아넣었다. 박명근의 심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거침이 없었다. 자신의 포심을 믿고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승부를 들어갔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식의 대범한 투구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제구가 흔들리는 투수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선발여부를 떠나 구원으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라는 의미다

포심의 무브먼트나 힘도 19살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하다는 평가다. 지금보다 힘만 더 붙으면 무서워질 수 있는 무브먼트를 박명근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LG 내부의 평가다. 150km/h는 이미 고교 시절에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여기에 송구능력 좋은 박동원(LG 트윈스)과 큰 시너지를 발휘할 빠른 퀵모션과 빠른 타이밍에서의 거침없는 투구는 박명근만 갖고 있는 장점이다.

굳이 우려되는 것이 있다면 워낙 작은 체격이기에 한 시즌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이 있느냐 여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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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근은 고교 시절부터 강한 심장으로 유명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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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근은 고교 시절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수로 평가받았다. 1순위 지명을 받은 김서현(한화 이글스)과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실제로 박명근은 작년 대통령배에서 김서현과 맞대결을 펼쳐 승리하기도 했다. 당시 라온고는 1학년 한다현의 적시타로 서울고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원정경기, 좌타자 7명, 기아 타이거즈, 프로 첫 선발 … 여러 가지로 가혹한 시험대였지만, 루키 박명근은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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