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부동산 PF대출 70%는 2금융권에…저축銀 PF 부실 지표 '빨간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분양 부동산이 늘면서 저축은행·캐피탈·보험사 등 2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금융권은 부동산 PF대출 규모가 큰 데다 고위험 사업장에 내준 대출이 많다. 전문가는 부동산 PF대출이 2금융권의 뇌관이 될 수 있는 만큼 건전성을 추적 관찰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PF대출 중 74%는 2금융권에…익스포저도 332% 급증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캐피탈·보험사 등 2금융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85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체 잔액인 116조5000억원 중 73.6%가 2금융권에 쏠렸다.

부동산 PF 잔액이 늘면서 2금융권의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익스포저는 보수적으로 집계했을 때 손실이 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익스포저에는 PF대출 잔액뿐만 아니라 PF대출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 등 연관된 모든 거래의 잔액이 포함된다.

지난해 9월 기준 캐피탈 등 여신전문회사의 익스포저는 27조2000억원으로, 5년 전인 2017년 말에 비해 331.7% 급증했다. 전체 업권 중 가장 빠른 증가세다. 저축은행의 익스포저는 10조6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152.4% 늘었다. 보험사는 44조6000억원, 증권사는 2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와 증권사의 익스포저는 5년 전 대비 각각 104.6%, 67.1%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익스포저(30조8000억원)는 76.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권사를 제외한 2금융권의 PF 규모가 시중은행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셈이다.


고위험·고수익 추구하던 2금융권, PF 부실 위험 지표 '빨간불'

머니투데이

/사진=윤선정 디자인기자



PF 잔액과 익스포저가 2금융권의 부동산 PF 규모를 나타낸다면, 고위험 사업장 비중이나 연체율 등의 지표는 2금융권의 부실 위험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각 업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 중 고위험 사업장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저축은행 29.4% △증권사 24.2% △보험사 17.4% △여신전문회사 11.0% △시중은행 7.9% 등이었다. 2금융권의 고위험 사업장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적게는 1.3배, 많게는 3.7배 이상 높았다. 고위험 사업장은 본PF 대출을 받은 사업장 중 공정률이 60% 이상이면서 분양률이 50% 이하이거나 브리지론을 받은 사업장 중 위험 지역에 있는 곳을 말한다.

지난해 9월 부동산 PF대출 연체율도 시중은행은 0.14%였지만 2금융권은 0.77%에 달했다. 약 5.5배 차이다.

2금융권이 위기에 빠진 건 부동산 호황기에 PF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부동산 PF대출은 규모가 커서 빠르게 수익을 올리기 유리하다. PF대출의 포트폴리오를 고위험·고수익인 브리지론으로 채웠다는 점도 2금융권의 부실 위험을 높였다. 2금융권의 전략은 부동산 호황기엔 유효했으나 지금처럼 분양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선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미분양 주택은 전년 같은 시점에 비해 50.5% 늘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PF대출에 대한 위험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데다 시중은행보다 자본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아서 실제 PF대출이 부실해졌을 때 받는 충격이 클 수 있다"며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나지 않으려면 금융당국이 2금융권의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를 매일 확인해 연체율이 늘어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2금융권의 건전성 관리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지나치게 후퇴하지 않도록 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면 PF대출 부실 위험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