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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盧 수사’ 이인규 회고록에…유시민 “박연진의 이 대사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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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가 모두 사실이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가 진열돼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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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회고록을 두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 학폭 가해자인 박연진에 비유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일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북스’에서 이 전 중수부장이 쓴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에 대해 “비평을 해야 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니다”면서 “형식은 회고록이지만, 내용은 정치 팸플릿”이라고 밝혔다.

그는 “529페이지 가운데 70페이지를 제외하면 전체가 다 노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면서 “책 내용 대부분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다툴 만한 가치조차 없다. 형사 고소를 하게 되면 윤석열·한동훈 검찰에 사건을 줘야 하기 때문에 고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라는 제목은 형식상 붙여놓은 것이고, 부제가 진짜 제목”이라며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나는 노무현을 안 죽였다’ 그게 부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는 얘기를 일관되게 한다”며 “‘노무현을 죽인 건 누구냐’ 이렇게 물으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비롯한 진보 언론과 문재인 변호사가 죽게 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 전 중수부장을 최근 유행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박연진에 비유하며 “박연진이 ‘걔 맞을 만해서 맞은 거야. 내가 죽인 게 아니고, 평소에 걔랑 친하게 지내던 애들이 등 돌리고, 걔를 도와줘야 할 엄마가 모른 척해서 죽은 거야’라고 말하는 거랑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전 중수부장이) 권력을 가진 사람으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근데 노 전 대통령 서거로 그게 파괴된 거다. 빼앗긴 것”이라면서 “부당하게 빼앗긴 ‘글로리’를 되찾고 말겠다는 의지를 가졌으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얼마나 분하고 원통하겠어요. 하도영한테 버림받은 박연진 생각해봐요. 얼마나 억울하겠어요”라며 ‘더 글로리’를 거듭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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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출처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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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이사장은 “이인규 씨가 권력을 휘둘렀고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글로리’를 지키기 위해 그런 방식으로 마감하셨다”며 “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자신의 길을 간 것이고 이인규 씨는 자기 인생을 산 것”이라고 했다.

앞서 노무현재단은 17일 이 전 부장 회고록에 대해 “정치검사의 2차 가해 공작을 중단하라”며 입장문을 냈다.

재단은 “수사기록은 검찰이 관련자들이 밀실에서 조사한 조서일 뿐”이라면서 “공개된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 신문 등을 통해 진실성이 검증된 문서가 아니다.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수사기록 일부를 꺼내어 고인과 유족을 모욕하는 것은 또 한 번의 정치공작으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생전 고 박연차 회장을 통한 뇌물수수나 특수활동비 횡령 의혹에 일체 관여한 적 없고, 재임 중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사실관계에 대한 이인규씨의 다른 주장들은 대답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이사장은 “정세균 이사장, 이해찬, 한명숙, 이병환 전 이사장들이 모여 어떻게 할지 의논했다”며 “이 사안 자체가 중대한 사안이 아니고, 그렇게 새로운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 대응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자신의 회고록에 대해 많은 억측과 허위 사실을 밝히기 위해서 출간했다고 말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20일 연합뉴스에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과거의 이야기를 꺼낸 것에는 참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무엇보다 진실이,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책을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반발에 대해 이 전 부장은 “직접 경험한, 수사 기록에 있는 내용을 사실대로 적은 것”이라며 “야권에서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지만, 책에 문제가 있다면 정치검사니 뭐니, 추상적인 말 말고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지적해 달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책을 계기로 정치 활동이나 공직 진출을 할 것이라는 추측엔 단호히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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