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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떼창·상대국에 대한 예의·팬과 소통…BTS·블랙핑크도 본 해리 스타일스 첫 내한, 인상적인 장면 3가지 [SS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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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영국 팝스타 해리스타일스가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쳤다. 사진|Lloyd Wake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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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당신을 만나기 위해 13년을 기다렸다.”

아시아 투어 ‘러브 온 투어’ 중인 영국출신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의 첫 내한 공연이 열렸던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 한 팬이 이같은 메시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손을 틀어막은 채 발을 동동 구르며 그를 맞았다. 해리 스타일스는 체조경기장에 운집한 1만 5000명의 팬들에게 “오늘이 첫 서울 방문이다. 여러분을 최고로 즐겁게 해줄테니 최고로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해리 스타일스가 자신한 것처럼 그는 이날 공연 무대를 말 그대로 ‘찢었다.’ 90여분의 공연 내내 떼창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고 상대국을 배려한 예의로 넘쳐났다. 팬들과 끊임없이 눈을 마주치고 소통하는 모습에서 그가 왜 ‘아이돌의 아이돌’이며 ‘가장 성공한 아이돌 출신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해리 스타일스는 2010년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팩터’ 출연자들로 구성된 5인조 보이그룹 원디렉션 출신이다. 원디렉션은 정규 1∼4집을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렸고 누적 음반 판매량만 7000만장에 달하는 인기그룹으로 방탄소년단 전 서구에서 가장 성공한 보이그룹으로 꼽힌다.

2016년 원디렉션이 무기한 활동 중단을 결정한 뒤 해리 스타일스는 이듬해 ‘사인 오브 더 타임’을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 변신, 2018년 브릿어워드 올해의 비디오, 2021년 올해의 노래, 미국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팝 솔로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얼마 전 열린 2023년 브릿어워드에서는 베스트 팝/R&B부문, 올해의 아티스트,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등 4개 부문을 싹쓸이 했고 그래미 어워드에서도 베스트 팝 보컬 부문과 올해의 앨범 상 2개 부문을 수상하며 음악적인 역량까지 인정받았다.

해리 스타일스의 명성답게 이날 공연은 KSPO돔이 비좁다 느낄 정도로 수많은 관객들의 흥분과 열기로 가득 찼다. 한주의 시작인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월요병을 날릴 정도로 유쾌했고 기다림이 아깝지 않았다. 무엇보다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숱한 K팝 스타들까지 관람하고 인증샷을 남긴 해리스타일스 공연의 인상적인 장면을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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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스타일스. 사진|Lloyd Wake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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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터진 떼창, 쉬는 구간조차 없던 ‘KSPO클럽’

첫 곡인 ‘뮤직 포 어 스시 레스토랑’부터 떼창이 터져나왔다. 통상 팝스타의 내한 공연에서 절정의 구간에 이르러 떼창이 터지는 것과 달리 1만 5000여 팬들은 ‘어도어 유’, ‘킵 드라이빙’ 등 오프닝 곡 3곡을 연이어 함께 불렀다.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를 연상케 하는 가슴 부분이 깊이 파인 점프수트를 입은 해리 스타일스는 가성과 진성을 오가는 놀라운 가창력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때로 잔망스럽게 팔다리를 휘젓다가도 기타를 들고 진성으로 고음을 내뱉고, 묵직한 저음과 소년미 넘치는 미성까지 각 곡에 맞춰 자판기처럼 목소리를 변주했다. 80년대 신스팝부터 댄스, 록, 그리고 록발라드에 이르는 다채로운 장르의 곡들이 흥을 더했다.

뿐만 아니다. 록발라드 장르의 ‘마틸다’를 부를 때는 떼창과 함께 1만 5000여개의 휴대전화에서 쏟아져 나오는 조명이 그를 비췄다. ‘리틀 프릭’을 부를 때는 보랏빛 조명으로 신비로움을 더했다.

원디렉션의 대표곡인 ‘왓 메이크스 유 뷰티풀’부터 메가히트곡 ‘워터멜론 슈가’, 그리고 올해 그래미와 브릿 어워드를 달군 ‘애즈 잇 워즈’를 부를 때까지 관객과 가수가 동화돼 함께 노래 부르고 춤추며 방방 뛰었다. 공연장이 흡사 거대한 KSPO클럽으로 변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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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타일스 내한 공연 뒤 자신의 개인채널에 인증샷을 남긴 블랙핑크 로제. 출처|로제 개인 채널



◇공연 시작 전 ‘다이너마이트’·‘핑크베놈’, 태극기·손하트·갓·한국어까지 상대국에 대한 예의 갖춰

공연하는 상대국에 대한 예의는 K팝 스타들의 화두기도 하다. 공연하는 나라의 문화에 대한 사전 조사없이 무대에 섰다가 예기치 않은 문화적 결례를 저지른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해리 스타일스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내한스타의 모범 사례를 보여줬다. 공연 시작 전부터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블랙핑크의 ‘핑크베놈’, 트와이스의 ‘팬시’ 등이 흘러나왔다.

실제 공연장에는 방탄소년단 RM, 슈가, 뷔, 정국, 블랙핑크 로제, 제니, 몬스타엑스 형원, 에스파 카리나 윈터,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배우 박형식, 엔하이픈 성훈 ,제이크, 제이, 니키 등의 목격담이 속출했다. 자신을 보러 온 K팝 스타들의 노래를 사전에 관객에게 들려준 것이다. 방탄소년단 RM은 자신의 개인 채널에 공연장 플래카드를 올렸고 로제도 해리 스타일스와 함께 찍은 인증샷을 공개했다.

그는 정확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행복합니다”라고 전했다. 연신 손키스와 손하트를 날렸고 팬이 던져준 태극기를 온몸에 휘감고 무대를 누볐다. 한국어 인사, 태극기, 손하트는 내한 스타의 필수 팬서비스로 꼽힌다.

해리 스타일스는 여기에 더해 ‘레이트 나이트 토킹’ 무대에서 작은 갓을 머리에 얹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킹덤’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갓은 공연 주최 측이 미리 준비한 것이다.

◇눈 마주치고 생일 축하 노래 불러주는 끊임없는 소통 “첫 내한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

무엇보다 해리 스타일스는 팬들과 끊임없는 소통으로 아이돌의 정석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마틸다’를 부르기 전후, 무대 밑의 일부 팬들과 눈을 마주치고 이름을 물었다. 한 팬이 준비한 스케치북 메시지 카드를 끝까지 읽고 팬이 선물한 플래카드를 몸에 걸기도 했다. 이날 생일을 맞은 팬을 위해 한국어와 영어로 생일축하노래를 불러주는 이벤트를 펼쳤다.

만 서른이 되기 전에 세계적인 시상식 브릿 어워드와 그래미 어워드를 모두 평정한 이 슈퍼스타는 공연장에 온 팬들에게 “여러분은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자 내가 여기에 온 유일한 이유”라며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하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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